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142]
루터의 길, 여행의 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4/04 [08:4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김원석 협성대학교교수 경영학박사     ©화성신문

기독교에서는 지금이 사순절 기간으로 예수가 고난을 생각해보는 특별한 기간이다. 예수가 갈릴리에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여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나누고 십자가에서 처형되었음을 묵상하는 기간이다.

 

그리고 그의 부활을 기념하여 금년에는 4/17일을 부활주일로 지킨다. 수많은 사람들이 예수의 길을 따라 갔다. 종교 개혁의 창시자 마르틴 루터도 그중의 한 사람이다. 그래서 기억을 더듬어 몇 년 전 독일을 여행했던 루터의 길을 생각해보고자 한다. 루터가 종교 개혁 당시 주장한 내용은 오늘날 우리가 보면 지극히 당연한 것들이다. 오직 성서만을 믿음의 근거로 삼았다. 구원은 하나님이 주시는 은총이다. 예수 그리스도만이 유일한 구원자이시다. 믿음으로 구원을 얻는다. 등이 중요한 골자였다.

 

이 지극히 당연한 주장이 로마 카톨릭교회의 심기를 건드렸다. 그리하여 그를 종교 재판에 회부하여 얀 후스처럼 죽이고자 하였다. 그러나 그를 아끼던 프리드리히 선제후가 종교 재판을 자기 관할권 내에서 열 것을 주장하여 보름스에서 재판이 열리게 되었다. 당시 종교재판을 하기 위해 온 교황이 머물렀다는 성당과 비숍의 마당(Bishop’s courtyard)은 지금도 그 위용이 대단하다. 성당의 규모만 보더라도 당시 카톨릭의 권세가 얼마나 대단하였는지를 짐작하게 한다. 나중에 세워진 종교 개혁을 기념하는 트리니티교회는 큰 교회지만 아주 작게 느껴진다. 보름스 광장에는 루터의 동상과 함께 종교 개혁의 선구자들의 동상이 함께 서 있다.

 

얀 후스를 만나려면 체코 프라하의 얀 후스 광장으로 가면 된다. 프라하 광장에 가면 얀 후스의 동상을 중심으로 고개를 돌리면 그가 설교했던 베들레헴 성당, 구시가지 광장, 틴 성모 성당, 구시청사(천문시계) 그리고 바츨라프 광장을 모두 돌아볼 수 있다. 얀 후스는 루터보다 거의 백년 전 사람으로 영국의 존 위클리프의 영향을 받아서 체코어로 성경을 번역하고 체코어로 설교를 하였다. 카톨릭 사제였던 그는 “면죄부를 파는 교황은 가롯 유다와 같다”고 공격하였다. 결국 카톨릭 교회의 미움을 받아 종교 재판에 회부되어 1415년 7월 16일(토)에 화형에 처해졌다. 당시 신성 로마제국의 황제 지기문트가 신변 보장을 하였지만 루터와는 달리 지켜지지 않았고 얀 후스는 황제를 향해 종교 개혁의 절박함을 호소하였지만 황제는 아무 말도 못하였다고 한다. 입장을 번복하라는 교황의 말에 “내가 입장을 번복하면 하나님 앞에 죄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거부하였고, 결국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가 죽으면서 한 말이 지금도 듣는 이의 가슴을 저미게 만든다.

 

백년 후에 루터는 하나님의 영광에 이르기 위하여 카톨릭 교회에서 선배들이 하는 대로 고행을 하였다. 루터가 로마에 가서 성당(?) 계단을 오르는 등 고행을 하면서 내린 결론은 고행을 통해서는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이다. 카톨릭에서는 구원을 얻기 위하여 선행을 강조하였고, 심지어는 루터 당시에는 베드로 성당의 건축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강론을 잘 하는 사제들이 동원되었는데, 면죄부(면벌부)를 사면 죽은 자들도 지옥에서 연옥으로 올라와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꼬드겼다. 이는 마치 오늘날 부흥사들이 교회 건물을 건축할 때 설교하는 것과 비슷하다. 루터는 면죄부 판매는 성경에 어긋나는 것이고, 구원은 오직 믿음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로마서를 읽으면서 깨달았던 것이다. 오직 구원은 하나님이 베푸시는 은혜로 가능하다. 어떤 인간의 노력이나 선행으로는 구원에 이르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잘못된 교리를 시정하고자 비텐베르크 성당의 문에다 95개의 논제를 적어 붙였다.

 

 큰 성당 건물에 붙였지만 실제로 가보면 잘 보이지도 않는다. 그러나 당시 구텐베르크의 인쇄술이 오늘날의 메신저처럼 라틴어로 쓴 반박문을 누군가 독일어로 번역하고 인쇄하여 돌렸던 것이다. 비텐베르크라는 시골에서 발생한 사건이 독일 전역에 전단지가 돌았다는 것이다. 아무튼 루터는 종교 재판을 받고 감옥에 구금하기 위해 옮겨지는 중에 선제후 프히드리히가 보낸 사람들에 의해 납치되는 형식으로 몰래 빼돌려서 아이젠나흐의 바르트부르크 성에서 선제후의 보호 하에 지내게 된다. 

 

이때 루터는 보호를 받으며 바르크부르크 성안에 있는 골방에 들어 앉아서 신약성서를 독일어로 몇 개월 만에 번역하였다고 한다.  그가 대본으로 삼은 것은 에라스무스가 편집한 헬라어 성경이었다. 루터가 번역한 성경은 비텐베르크의 루터하우스(종교개혁박물관)에 잘 보존되어 있다.

 

 루터의 말에 의하면 그가 20세가 될 때까지 성경을 보지 못하였고, 대학에 가서야 비로소 도서관에 비치된 성경을 읽었다고 한다. 카톨릭에서는 교회가 구원을 주기 때문에 라틴어 성경, 라틴어 설교를 못 알아들어도 상관없다고 보았다. 그러나 루터는 독일어 성경과 독일어 설교를 주장하였다.

 

종교 개혁 이후 우리에게 주어진 혜택은 성경을 자국어로 읽을 수 있게 되었고, 설교를 자국어로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톨릭은 이렇게 하기까지 2000년의 세월이 걸렸다.(1965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1977년 공동번역, 2004년 천주교 성경을 번역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는 성찬식 때 포도주를 평신도들이 마실 수 있는 이종성찬이 가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카톨릭은 아직도 교리적으로 포도주는 사제들만 마시게 되어 있다. “누구나 다 와서 포도주를 마시라는 것이 루터의 주장이었다. 그래서 개신교는 전례중에서 세례와 성찬 이 두 가지만 인정하는데, 개신교는 오늘날 성찬을 너무 소홀히 다루고 있다. 루터나 종교개혁자들이 목숨 걸고 얻은 것인데 일년에 한 두번 형식적으로 하고 지나간다. 그리고 개신교가 지나치게 설교에 치중하다 보니 말 잔치로 끝나는 것 같다. 앞으로 방송예배, 인터넷예배로 바뀐다면 모두 가능하지만, 성찬식을 나누는 것은 인터넷으로는 안 된다. 교회가 성찬식을 진정으로 부활시켜야 한다고 본다.

 

그동안 코로나19 사태로 자유롭게 여행이 어려웠으나 이제 자유롭게 여행이 가능하다면, 한번 가려고 마음먹었다가 코로나19로 여행일정을 송두리채 날려버린 로마 여행을 꼭 한번 해보고 싶다. 루터가 기어올라갔던 계단도 보고 싶고, 사도 바울이 순교했던 터를 보고 싶다. 이제 여행이 자유롭게 이루어져 여행의 길을 떠나고 싶다.

 

루터의 종교개혁은 한 세대 후에 태어난 존 칼빈에 의해 완성된다. 루터가 95개조 반박문을 내걸었던 때가 151710월이고, 칼빈이 그의 기독교강요를 1536년 스위스 바젤에서 완성하였으니 거의 20년 후이다. 초판 기독교강요는 로마 카톨릭교회와 개혁교회가 무엇이 다른지, 종교개혁 진영이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간단명료하게 알려주는 길잡이가 되었다. 칼빈은 파렐의 요청으로 제네바에서 종교개혁을 주도했으나 제네바 시민들에 의해 추방되어 스트라스부르로 내려가서 종교개혁운동을 계속하였다.

 

칼빈은 스크라스부르에서 위그노들을 대상으로 목회하였으나 가난과 싸워야했다. 3년 후인 15384월 다시 제네바의 초청으로 제네바로 돌아가서 종교개혁운동을 계속하였고 말년에는 제네바 아카데미를 세워서 그곳에서 공부했던 존 낙스에 의해 스코틀랜드에 장로교가 세워졌다.

 

종교개혁의 결과, 기본적인 인권사상, 민주주의 제도의 발달, 자본주의의 태동, 현대과학적인 학문의 발달 등의 근간이 종교개혁에 뿌리를 두고 있고, 현대의 의무교육제도도 여기에서 나왔다. 종교개혁은 결국 하나님의 주권을 높이고 성경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이었다.

 

오늘 우리는 조국의 교회가 처한 현실을 바라보면서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기고, 믿음으로 돌아가자는 구호를 외쳐보고 싶다

 

tetkorea.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