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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94]
스킨십인가? 비전인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4/22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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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     ©화성신문

이번 4·10 총선에서 인천 동·미추홀을에서 당선된 국민의힘 윤상현(62) 의원은 시장통이나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웬만하면 형님, 누나로 부른다. 

 

윤상현 당선자는 처음 만난 주민이 있으면 인사만 하고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출신 지역과 학교 등을 묻고 휴대전화 번호와 함께 저장해 둔다. 그리고 다음 날에는 같이 찍었던 사진과 인사말을 문자메시지로 상대에게 보내주며 연락을 튼다. 또한 전화가 올 때 휴대전화 화면에 상대방의 얼굴 사진과 이름, 메모해 둔 키워드가 함께 뜨도록 설정해 뒀다. 이런 식으로 그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연락처가 5만 개 이상이라고 한다.

 

그는 최대한 많은 주민과 소통하기 위해 총선을 1년 앞둔 시점부터는 오전 5시부터 자정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지역을 돌았다고 한다. 그리고 윤 당선자는 지역구 식당에 갈 때는 별도 방이 아니라 홀에서 식사한다. 트인 공간에서 지역 주민을 한 명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다. 기독교 신자인 그는 하루에 예배도 여러 번 본다. 오전 7시, 9시, 11시 각기 다른 교회 세 곳에서 예배를 본 뒤 근처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새벽 기도를 위해 교회로 주민들이 모이면 오전 4시 30분부터 교회 앞에 나가 인사하고 함께 예배를 보기도 했다.

 

이렇게 정성을 기울이고 있는 윤상현 당선자를 지역 주민들이 외면할 수가 없었다. 이번 총선에서 50.4%를 얻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후보를 1,025표 차로 꺾고 5선에 성공했다. 여당 험지로 분류되는 수도권 지역구에서 연속 5선을 한 것은 국민의힘에서 윤 당선자가 처음이다. 서울대 출신에 미국 유학까지 갔다 온 박사이고, 재산도 270억 원이 넘어 거부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렇게 지역의 바닥을 훑고 다니는 윤상현 후보에게 표를 안 줄 수가 없다고 지역 주민들의 다수가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비례대표 정당은 다른 당을 찍더라도 말이다.

 

윤상현 의원이 이렇게 장기적으로 한 지역에 뿌리내리고, 지역 주민과 스킨십을 진하게 하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 힘 대표까지 지내고 그 당을 탈당한 후 개혁신당이라는 새로운 당을 만들고, 전혀 연고가 없는 화성시 동탄지역에 출마한 이준석(39세) 씨는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전을 보였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화성을(동탄지역)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지난 3월 4일이었다, 총선을 불과 한 달 반 남겨놓은 시점이었다. 그는 서울 노원병, 경기 화성, 대구 등을 고려하다 결국 화성을을 낙점했다. 

 

동탄지역은 신도시로서 토박이 주민이 거의 없는 지역이고, 이준석과 나이가 비슷한(주민 평균나이 34.6세) 젊은 직장인들이 입주해서 살고 있는 지역이다. 이준석은 지역 주민이나, 자신이나 연고가 없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다만, 동탄지역 주민들이 기존 정치에 불만이 많고 개혁 의지가 높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젊은 부부를 겨냥해서 교육 문제와 교통 문제를 들고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교육 선진화를 내세우면서 화성이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라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하겠다고 외쳤다. 그리고 동탄 밖으로 나가지 않고도 충분한 교과 외 활동과 문화 예술을 향유할 수 있도록 모든 인적 네트워크와 경험을 녹여내겠다고 했다. 좀 자극적인 공약도 내세웠다. ‘수학 교육 국가 책임제 시범 사업 도입’, ‘경기 남부 과학고 설립’ 등 말이다. 화성시를 교육 특화 지구로 지정하는 특별법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또한 동탄·반월 중심으로 수도권 남부 철도망의 핵심축을 완성하겠다고 말하며, 정액제 카드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지역의 이슈에 뿌리를 두면서도 전국적인 이슈를 들고나왔다. 마치 그가 동탄주민과 같은 젊은 층의 개혁 성향을 대변이라도 하듯이 말이다. 경찰·해양경찰·소방·교정 공무원이 되려는 여성에게 병역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65세 이상 지하철 무료 승차도 재고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런 민감한 이슈들을 소신 있게 던졌다. 그리고 그는 그의 공약집을 손 글씨로 쓰고 손으로 그림을 그려 공개했다. 이런 형식 자체가 파격적이었다. 나이 든 어르신들도 평생 손으로 쓴 공약집은 처음이라며 놀랐다.

 

이준석 대표의 지지도는 처음 10%로 시작했고 3월 말까지 20%대에 불과했다. 더불어민주당 공영운 상대 후보는 40%를 넘고 있었다. 그러나 이준석의 지지도는 계속 올라갔으며, 공영운 후보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과는 이준석 후보가 42.4%를 얻고 2위인 공영운 후보는 39.73%를 얻었다. 표차는 3,278표가 났다.

 

표심을 얻는 것은 길이 다양하다. 하지만, 압축하면 스킨십과 비전이다. 둘 다 하면 좋지만 둘 중의 하나라도 확실히 해야 하지 않을까?

 

choyho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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