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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남주헌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 회장, “신문은 자원이자 에너지, 신문 스크랩은 나를 만든 힘”
‘창의교육 디자이너’ 애칭, “청소년 창의성 증진에 매진”
‘희망팔경’ 교육브랜드 개발, 창의 밑바탕은 새로움과 다양성
“손흥민·김연아 선수도 창의성 있었기에 세계적 스타 돼”
“올바르게 배워 바르게 행해야죠. 살아있는 자의 의무니까요”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19/07/20 [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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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주헌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 회장이 인터뷰가 진행된 커피숍 벽에 기대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화성신문

 

    

창의교육 디자이너.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 남주헌(55) 회장에게 붙여진 애칭이다. 지금 현재 연구하고 있는 분야가 창의교육이고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이란다.

 

“과거에는 냉장고와 세탁기를 디자인했었지만 지금은 청소년의 창의성을 증진시키기 위한 창의교육에 매진하고 있어요.”

 

창의인성교육문화협회가 무엇을 하는 곳인지 물었다.

 

“저희 협회는 2012년도에 경기도 산하 민간단체 법인으로 등록됐습니다. 현재 대학 교수들이 200명 정도 참여하고 있고요. 창의교육에 대해 연구하고 논문집 발간, 창의교육 지도사 양성, 행복공모전, 안전공모전, 창의디자인학교라는 프로그램을 통한 교육기부 등 학생들의 창의성을 증진시켜 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협회에서 이 여덟 가지 일들을 묶어서 ‘희망팔경’이라는 교육브랜드를 개발했습니다. 이 브랜드는 회원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공유할 수 있습니다. 협회의 비전은 미래 인재 양성입니다. 우리 젊은 청소년들이 올바른 미래를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지요.”

 

창의성이 와 닿을 듯 말 듯 하다는 기자의 말에 남 회장은 스포츠 선수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실감나게 설명했다.

 

“창의성은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 다릅니다. 거액의 연봉을 받고 있는 손흥민 축구선수도 창의성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도, 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도 창의성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창의성이 없으면 사실상 세계적인 스타는 될 수 없다고 봅니다. 창의성은 평면이 아니라 입체적이기 때문에 모든 부분에서 창의를 이야기할 수 있고, 또 창의를 이용할 수도 있는 겁니다. 창의성은 새로움과 다양성입니다. 새로움과 다양성, 저는 이것을 창의성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남 회장에게 왜 창의성 교육을 이렇게 강조하는지 물었다.

 

“지금 많은 언론에서 거론하듯 이제는 산업사회 끝났잖아요. 정보화사회도 끝났고. 이제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사실상 창의성이 기본이 되지 않으면 미래에 살아가기 힘들 겁니다. 지금 우리 교육은 대량화, 규격화, 획일화되어 있습니다. 하루 빨리 창의성 교육을 하지 않으면 학생들의 경쟁력이 떨어지기 마련이죠. 저희 단체에서 창의성을 유달리 강조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 남 회장이 신문 스크랩을 활용해서 만든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 화성신문

 

 

긴장감·자긍심·체화, 인생 세 단어

 

어떻게 하면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을까.

 

“사실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어요. 저의 경우는 언어를 기반으로 한 창의성을 증진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사실상 언어에 대해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면 우리의 사고가 경직돼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창의성 증진을 위해서는 다양한 문화를 접해야 하지 않습니까? 중국 문화도 알아야 하고 일본 문화도 알아야 합니다. 미국 문화도 잘 알아야 하는데 우리가 중국어 모르고 일본어 모르고 영어 모르면 어떻게 그 문화를 알 수 있겠느냐 이런 얘기죠. 다른 사람들은 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겠지만, 저는 언어를 기반으로, 문화를 기반으로 해서 창의성을 증진할 수 있다고 봅니다.”

 

남 회장의 독특함과 기발함은 샘솟듯이 끊임없이 솟아올랐다. 남 회장은 창의성 증진 도구로 신문을 사용한다고 했다.

 

“저는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매개체를 활용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접할 수 있는 신문이죠. 저희는 신문 스크랩을 통해 읽고 쓰고 만들고 분석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합니다. 이 과정에서 어휘력도 늘고 문해력도 좋아집니다. 외국 문화도 이해하게 되지요. 이해하고 분석하고 발표하면서 창의성은 자연스럽게 증진됩니다.”

 

신문에 어떤 힘이 있기에 이렇게까지 신문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신문은 새로움을 뜻하는 NEW에 S가 붙어서 하나의 고유명사가 됐어요. 새로운 소식이 많다는 겁니다. 또 신문은 숙성의 산물입니다. 기자와 칼럼니스트들이 신문에 글을 쓸 때는 상당히 오랜 시간 생각을 하며 글을 씁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쓰기 때문에 단어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선택합니다. 그 다음에 데스크에서 체크하고, 그 다음에 신문이 인쇄됩니다. 신문은 상당히 절제돼 있고 정제돼 있습니다. 다양한 신문 칼럼들을 보게 되면 뇌가 맑아지는 느낌을 받게 되는 이유도 거기에 있습니다.”

 

남 회장은 우리나라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 그가 말한 대안은 책이었다.

 

“우리 아이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책을 읽지 않는다는 겁니다. 독서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거죠. 전 국민의 10명 중에서 6명, 그러니까 60%가 1년에 책을 한 권도 안 읽는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을 너무 많이 본다는 겁니다. 스마트폰과 책은 개념이 완전히 달라요.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기능이 다르고, 바둑과 장기의 개념이 다른 것과 같습니다. OECD 국가 중에서 문해력이 꼴찌인 이유도 책을 읽지 않기 때문이죠. 책을 읽지 않는 상태에서는 절대 창의적 사고를 할 수 없습니다.”

 

독서 이야기를 하다가 남 회장은 평택에 있는 미군 부대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

 

“미국 사람 이야기를 좀 할게요. 제가 송탄 미군 부대에 봉사하러 다니는데, 도서관에 가보면 추리소설과 공상과학소설들을 많이 읽어요. 우리나라에서 중고등학생들이 추리소설 공상과학소설을 읽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무한한 상상력과 창의력은 여기서 차이가 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남주헌 회장이 신문 스크랩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 화성신문

 

 

“무너진 학교 교육, 에듀페라로 극복해야”

 

‘에듀페라’(edupera)도 희망팔경 중 하나라고 소개했다. 기발함이 돋보이는 남 회장의 설명을 들으면서 마치 교육 선진국인 북유럽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에듀페라는 에듀케이션과 오페라를 조합한 용어입니다. 지금 현재 우리나라 교육은 이원화돼 있습니다. 선생은 가르치고 학생은 배우고. 이런 교육은 이제 끝났습니다. 선생님이 수업을 준비할 때부터 학생과 함께 학습설계를 해야 합니다. 에듀페라는 내용적인 측면에서는 누구나 손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고, 형식적인 측면에서는 스펙터클하게 보여줄 수 있는 게 있어야 하죠.”

 

어떻게 보여준다는 것일까,

 

“예를 들자면, 오늘 수업의 중요한 학습 포인트가 무엇인지를 현수막으로 작성해서 배너 광고를 붙입니다. 그러면 학생들은 내용은 몰라도 그 문구는 기억에 남게 되죠. 그리고 선생은 강의하고 학생은 밑줄 치는 게 아니라 선생은 질문을 통해 학생들에게서 다양한 답을 이끌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중심 수업이죠. 이게 에듀페라의 핵심요소입니다. 그 다음에 양념으로 학생에게 작은 선물을 주기도 하고, 아니면 수업에서 느낀 점을 발표하게 만드는 거죠. 에듀페라를 한마디로 하면 학생중심수업입니다.”

 

남 박사는 다시 신문 이야기를 꺼냈다.

 

“신문은 하나의 자원입니다. 에너지죠. 신문에는 무궁무진한 소스들이 있습니다. 만약 내가 요리사라면 요리 만들 때 활용하면 되고, 시나리오 작가면 작품을 쓸 때 활용하면 되고, 시인이라면 씨를 쓰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전세계를 다 체험할 수 없습니다. 신문을 통해서 간접적인 체험을 생생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그래서 신문은 자원이고 에너지입니다.”

 

구체적으로 신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물었다.

 

“저는 신문을 자르지 않고는 읽지 않습니다. 먼저 필요한 부분을 잘라내 스크랩합니다. A4용지 한 장에 하나의 기사나 칼럼을 붙입니다. 하루에 20개 정도의 글을 읽습니다. 우리말의 70%가 한자입니다. 글을 읽으면서 A4용지 빈 공간에 한자와 영어를 다시 써 보는 겁니다.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다양한 나라의 문화들도 정리합니다. 한마디로 신문을 분석하는 거죠. 이 분석 과정을 통해 내가 지금 하고 있는 부분에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에 포커스를 맞추는 게 신문 활용 방법입니다.”

 

남 회장은 하루에 예닐곱 시간씩 신문과 논다고 했다. 요리한다는 표현도 썼다. “집사람이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때는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었다.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다보면 신믄 스크랩을 달라고 요구하는데 직접 체험을 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 남 회장이 벽에 붙여놓은 스크랩 작품들을 설명하고 있다.     © 화성신문

 

 

좌우명 ‘정학봉행’, “불꽃 열정 피워야”

 

남 회장의 인생관, 가치관, 세계관이 궁금했다.

 

“이른 나이에 대학교수가 되어서 학생들을 가르쳤어요. 그래서 어떤 철학으로 학생들을 가르쳐야 할까 고민을 많이 했죠. 답을 얻은 게 지금 제 삶의 모토인 ‘정학봉행’(正學奉行)입니다. ‘올바르게 배워서 바르게 행하라’는 의미죠. 올바르게 배워서도 행하지 아니하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남 회장의 활동영역은 넓었다. 신문에 칼럼을 쓰고, 한국교원기술대학교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하고, 인터넷 강좌로 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중소기업 컨설팅도 하고 있다고 했다. 학생들을 상대로 하는 교육 기부는 일상이 됐다. 남 회장의 고향은 경북 안동이다. 고향에서 2017년 9월부터 ‘섭헌우’(燮憲)라는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아버지와 자신과 아들의 이름 끝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고 한다. ‘불꽃같은 열정으로 학문하고 쉼 없이 이어가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부연했다.

 

남 회장은 ‘30년 프로젝트’와 ‘대안학교’ 이야기를 꺼냈다. 도서관 이야기도 이때 나왔다.

 

“지금 농촌은 노령화되고 고령화되고 있어요. 제 고향인 안동도 예외는 아닙니다. 고향을 새로운 빌리지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고향에 7000평의 땅이 있어요. 도서관도 만들었고요. 어떻게 하면 고향의 미래를 새롭게 만들 수 있을까 고민 중입니다. 제가 ‘30년 프로젝트’라고 이름 붙였습니다. 하하하. 대안학교도 하나 만들 생각입니다. 우리나라에 대안학교가 350개 정도 있어요. 이보다 더 많이 있어야 합니다. 지금 학교 현장에서는 벽보고 수업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학생들은 잠을 자고 선생은 강의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학교 환경을 재구조화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래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안학교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학교 이름도 미리 지었어요. ‘경기코딩학교’라고. 교과서가 필요 없는 학교, 최소 4개 국어에 접근할 수 있는 학교를 만들고 싶어요. 이 정도면 경쟁력 있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중요한 건 좋은 프로그램 개발이죠.“

 

남 회장은 행복을 어떻게 정의할까. “행복이란 자기가 기획하고 실행하고 결과물이 나왔을 때 그때 느끼는 게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저는 지금 행복하죠. 창의인성교육협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관리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니까요. 보람찬 나날입니다. 사람들이 성공을 말하잖아요. 저는 성공의 개념을 자신이 설정해 놓은 목표를 달성해 나가면서 성장해 가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성공한 사람이기도 합니다.”

 

“학생들이 책을 보지는 않더라도 손에 들고는 다녔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남 회장. 그는 인생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바름’이라고 했다. 한자로는 바를 정(正)이다.

 

“권력을 가진 사람이 힘이 있는 것도 아니고 판검사가 힘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가장 큰 힘은 바른 생각, 바른 행동, 바른 말입니다. 이 바름이 올바른 인재를 만들고 올바른 미래를 만들어간다고 믿습니다. 결국 바름이 가장 소중한 가치입니다.”

 

남 회장은 스스로를 ‘자판기’라고 부른다. 버튼을 누르면 커피도 나오고 율무차도 나오고 냉커피도 나오듯이 어떤 상황에서도 자판기처럼 대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다. “자판기가 될 수 있었던 근본적인 힘은 신문 스크랩이죠. 하하하”

 

남 회장은 우리가 인생에서 가져야 할 단어 세 가지를 추천했다. 긴장감과 자긍심과 체화였다. “세상은 빠른 속도로 바뀝니다. 언제나 그렇지요. 그래서 긴장해야 합니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가지는 것은 너무너무 중요합니다. 그리고 모든 것이 입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발로 뛰어야 됩니다. 그 과정에서 체화가 가능해집니다.”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된 인터뷰 말미에 남 회장은 일본 사람 이야기를 꺼냈다. ‘인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여행을 가는 것과 같다.’ 일본 전국시대 최후의 승리자이자 인내(忍耐)의 화신으로 불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1467년~1563)가 남긴 이 문장을 가슴에 새기고 있다고 했다. 그의 좌우명은 ‘정학봉행’이다. “올바르게 배워서 바르게 행해야죠. 살아있는 자의 의무니까요. 하하하.”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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