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시에 지난주에만 기업지원 기관 두 곳이 문을 열었다. ‘기업 성장의 길을 열어주는 파트너’를 자처하는 화성산업진흥원이 그 중 하나이고, 다른 하나는 동화성세무서다. 전자는 3월 30일에 개원했고, 후자는 4월 2일 개청했다. 동탄2신도시 동탄역 부근에 위치한 동화성세무서는 동수원세무서로부터 분리 신설된 것이다. 화성시 동부권역 2만7,000여 사업체와 54만 명의 시민이 보다 편리하게 세무서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기업지원 기관이 많아지는 건 기업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일이다. 이모저모 도움 받을 일이 많은 기업 입장에서는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논외로 치더라도 중소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은 자금과 기술, 판로 개척, 인력 등 다양하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것이 종합예술과 같기 때문이다.
행정과 정치권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부분은 기업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고, 애로를 느끼는 부분을 해소시켜주는 것이다. 지금 중소기업이 가장 곤혹스러워하는 부분이 외국인 근로자 수급 문제와 52시간 근무제다. 중소기업인들은 그동안 입이 닳도록 이 문제들을 해결해 달라고 관계요로에 부탁하고 또 부탁했다. 하지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지난 1월부터 50인 이상 300인 미만 사업장까지 시행되고 있다. 7월 1일부터는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에도 주 52시간 근무제가 적용된다. 소공인을 제외한 대부분의 사업장에 주 52시간 근무 제도가 도입되는 셈이다. 기업인들에게는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외국인 근로자 수급 문제와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문제는 지난 몇 년간 전국의 중소기업들이 호소하는 애로사항의 단골 메뉴이자 핵심 메뉴였다. 화성시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의 경우 화성상공회의소와 화성시 관내 각종 기업인 단체들은 지역 국회의원 세 명을 각각 초청한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그만큼 간절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 간절하게 전한 애로사항은 세월이 꽤 흘렀는데도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별다른 피드백도 없었다고 한다. 1,000개가 넘는 회원사를 둔 화성시기업인연합회가 2일 개최한 월례모임에서도 참석자들은 여지없이 이 문제를 거론했다. 답답하니 계속 거론하는 것이다. 화성시에 속속 들어서는 기업지원 기관들을 바라보는 중소기업인들은 어떤 심정일까. 언 발에 오줌 누기 정도로 생각하는 건 아닐까. 행정과 정치의 제 역할은 가려운 곳을 정확하게 긁어주는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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