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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89]
개인 리스크 관리를 하고 있나요?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12/13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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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5만 원권의 회수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한다. 한국은행이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발행한 5만 원권은 모두 2억9천4백만 장, 금액으로는 14조7천억 원이란다. 그런데 그 돈 중에 한국은행으로 다시 돌아온 돈은 19.1%라 한다. 

 

이 비율이 2019년에는 60%였는데 2020년엔 24%로 뚝 떨어지고 금년에는 이렇게 더 떨어졌다. 한국은행으로 돌아오지 않은 5만 원권은 어디에 있을까? 개인의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왜냐하면 개인 금고 판매량이 2020년, 전년에 비해 2배가 늘었고, 금년에도 3-40% 정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 위기가 계속 되면서 불안을 느낀 사람들이 만일에 대비하여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금 말고, 금 판매량도 1년 전보다 3배나 늘었다. 코로나가 얼마나 사람들을 어렵게 하고 있는 지 보여 주는 단적인 지표다. 

 

사람들은 미래에 닥칠 어려움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지혜를 가지고 있다. 금이나 현금을 개인이 보유하고 있으면 어떤 일이 닥치더라도 무난히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사업을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위험에 맞닥뜨리게 된다. 경기가 나빠 급격히 매출이 줄게도 되고 거래처가 부도가 나기도 한다. 운 나쁘게도 재난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불행이 닥칠 때도 살아남아야 하는 것이고 재기를 해야 한다. 미래의 불확실성, 미래에 닥칠 손실(리스크)을 관리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P 사장은 부인에 대한 고마움을 잊을 수 없다. 그가 사업을 하다가 부도를 맞았을 때, 모든 자원을 끌어다가 그 위기를 극복하려고 했다. 가지고 있는 재산은 다 털어 넣었고, 도와줄 만한 사람의 도움도 다 받았다. 결국 아무 것도 남지 않게 되었다. 그 때였다. 부인이 내 놓은 2천만 원, 그것은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부인은 끝까지 숨기고 있던 2천만 원을 상황이 다 종료되었다 싶을 때 꺼내 놓았던 것이다. 그 2천만 원으로 P 사장은 재기할 수 있었다.

 

리스크 관리의 기본은 ‘분산 투자’다. 중소기업 경영자들이 위험 관리를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이 바로 분산 투자이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넣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적어도 두 바구니에 나누어 놓는다고 하면 한 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다른 쪽은 안전할 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바구니를 나눈다고 하더라도 비슷한 모양의 바구니를 비슷한 장소에 둔다고 하면 나누어 놓는 것이 의미가 없다. 바구니의 재질도 달라야 하고 또 놓는 장소도 달라야 위험이 분산된다. 그래서 좀 엉뚱한 곳에 미리미리 재산을 분배해 둘 필요가 있다.

 

엄 사장은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그림을 사 모았다. 처음에는 그저 좋아서 몇 점 사기 시작했는데 점점 욕심이 생겨 상당수의 그림을 확보하게 되었다. 그런데 엄 사장이 갑자기 건강이 안 좋아져서 사업을 접게 되었다. 그 때 이 그림들이 큰 역할을 했다. IT 사업을 하는 방 사장은 IT와 전혀 관계없는 부동산에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했다. 이 부동산 사업은 기존 직원들은 모르게 운전기사만 활용하여 했다. 부동산이 결정적일 때 도움을 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분산 투자를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주객이 전도되는 문제가 생겨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P 사장이 그림 투자를 큰 노력 안들이고 하는 것은 좋지만, 그 그림 투자 때문에 본업에 지장이 생긴다면, 이는 위험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키우는 꼴이 되는 것이다. 방 사장의 부동산 사업도 마찬가지다.

 

위험 관리를 위해 두 번째로 해야 할 일은 가족을 보호하는 일이다. 사업을 하다가 망하더라도 아이들은 학업을 마쳐야 하고, 가족들은 살아야 한다. 가족을 위해 보험도 들어 두어야 하고 또 증여할 재산이 생기면 미리 미리 증여해 두는 것이 좋다. 자녀들에게 자산을 물려줄 때는 나중에 자녀들끼리 분쟁이 생기지 않도록 공동 명의로 한다든지, 애매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재산이 적을 때 그 소유권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다.

 

가족이 모두 함께 사업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식당과 같은 자영업도 그렇고, 가족이 한 회사에서 근무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이 같이 근무하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물론 있지만, 위험 관리 측면에서는 생각할 점이 있다. 망하면 다 같이 망한다는 것이다. 가족 간에도 생업이 적절히 분산될 필요가 있다.

 

리스크 관리를 하다보면, 불법적인 행위를 하고 싶은 유혹이 많이 생긴다. 불법적으로 현금을 확보하고도 싶고, 불법적으로 자녀에게 재산을 물려주고도 싶다. 이는 결코 리스크를 줄이는 일이 아니다. 합법적이고, 윤리적일 때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이다. 리더는 항상 자문해야 한다.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도 문제가 없는가?”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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