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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화성 동탄 연명부, 완장 의식이 부른 참사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4/29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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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이면 지지선언이 잇다르게 마련이다. 불특정 지지자들의 자발적이고 순수한 지지선언이 대부분이지만, 후보와 일부 특정 지인들 간의 모종의 협약으로 지지선언이 이루어지는 경우도 다반사다. 후자의 경우 전형적인 세 불리기 행위다. 당연히 순수성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후보 입장에서는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이 만큼 된다는 것을 대내외에 알리는 효과적인 홍보방법임에 틀림이 없다.

 

동탄2신도시 연명부 작성 주도자가 서철모 화성시장의 정무비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비서직렬 별정직이었던 김 씨는 20214월부터 올해 2월까지 11개월 간 서 시장 정무비서로 일했다. 동탄2신도시 주민총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던 상태였다. 김 씨는 동탄2신도시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이름으로 작성된 서철모 화성시장 지지 연명부를 만들었다. 연명부에는 35개 아파트단지 입주자대표회의 직인이 찍혀 있었다.

 

동탄2신도시 입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주민을 위해 일해야 할 연합회가 정치적으로 활용됐다는데 대한 반발이다. 자기 의사와 상관없이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게 된 결과가 됐으니 불쾌한 건 당연한 일이다. 입주민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 소재를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주민총연합회를 해체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지도부에도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씨 행위가 선거법과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했는지 명확히 조사해야 한다. 서철모 시장은 현재 재선을 노리는 더불어민주당 화성시장 예비후보다. 당 차원의 진상조사도 빠른 시일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김 씨는 연명부 작성이 총연합회와 상관없고, 개인적으로 입주자대표 회장단에 부탁한 것이 직인을 사용해 문제가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태가 발생하자 김 씨는 주민총연합회 회장직을 사퇴했다.

 

이번 동탄 연명부 사태는 또 하나의 완장이 부른 참사다. 완장은 권력이나 권한을 가진 사람을 가리킬 때 비유적으로 쓰는 말이다. 김 씨는 20191월부터 3년 넘게 동탄2신도시 주민총연합회 회장직을 맡아왔다. 시장과도 친했으니 권력의 달콤함도 맛보았을 것이다. 김 씨는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시의원 후보 출마를 고려할 정도로 정치적 야망이 있는 인물이다. 야망이 완장을 만났으니 언제든 터질 일이었다. 모시던 상관에 대한 어설픈 충성심이 도화선이 됐다. 이번 연명부 사태는 완장이 균형 감각을 잃은 사람에게 주어지면 어떤 참사가 발생하는지 교훈을 남기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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