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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147]
부모-자녀의 생존 투쟁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5/1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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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수연 장안대학교 유아교육과 교수 / 교육학박사     ©화성신문

5월, 봄의 산은 기존 짙은 녹색과 새로 돋아나는 어린잎의 연녹색이 조화를 이루며 포근함을 준다. 생기로 빛나는 잎들은 맑고 상쾌한 공기로 활기찬 생명력을 느끼게 한다. 다양한 색으로 치장한 꽃들은 꿀을 제공하고 벌과 나비는 수정을 도우며 공생한다. 이처럼 평화롭고 아름다운 자연은 우리를 자연 속에서 자연처럼 살고 싶어지게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사는 가정도 자연과 같은 모습이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해 보자. 

 

‘신선한 호기심이 피어오르는 자녀의 연녹색, 기존 지식이 충만한 부모의 짙은 녹색이 조화를 이룬 가정은 맑고 상쾌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미래지향적 생기로 가득찬다. 다양한 색의 능력을 발휘하는 부모-자녀는 서로 공생하며 행복하다.’

 

그러나 행복한 가정의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자연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적용되는 자연법칙에 의해 망가지고 있다. 

 

자연 속으로 보다 깊이 들어가 보면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살벌한(?)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강자는 약자를 파괴하고 약자는 강자에게 파괴되지 않기 위해 처절한 저항을 한다. 이러한 와중에도 자연 질서가 유지되고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신의 지혜이다. 신은 약육강식의 먹이사슬에서 강자에게 강력한 힘을 주었지만, 그 힘은 오로지 허기 탈피와 자손 번식에서만 사용하도록 제한을 두었다. 약자에게는 먹이로 희생될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갖가지 방어 무기를 선물로 주었다. 

 

신은 약육강식의 자연 속에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 신체적 힘보다는 창의성이라는 정신적 힘을 선물로 주었다. 프랭클(Frankl)이 인간은 동물이 가지고 있는 신체와 심리 이외에 정신이라는 인간 특유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인간은 창의성이라는 정신적 힘을 통해 도구를 만들고, 이러한 도구들은 약한 신체적 한계를 극복하게 하며, 인류 문명을 발전시킨 동력이 되었다.  

 

그러나 창의성은 인간이 자연법칙만으로 생존할 수 없게 만드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인간의 창의성은 허기 충족과 종족 번식이라는 자연적 욕구 외에 다양한 욕구를 창출하고 있다. 다양한 욕구의 대두는 다양한 영역에서 투쟁을 야기하고, 기존 자연조차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서 인간은 자연법칙을 준수하기보다 자연법칙을 변형시키는 존재가 되었고, 자연의 일부이면서도 자연법칙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이중적 존재가 되었다. 

 

가정에서도 부모-자녀 간에는 강자와 약자의 관계가 존재한다. 강자로서의 부모는 자녀를 보호하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빗나간 창의성은 부모의 욕구를 과하게 만든다. 동물은 자녀가 독립하도록 도와주기만 하지만, 창의성이 있는 인간은 자녀를 이상형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상형으로 만든다는 것은 자신의 현재 모습을 넘어 상상 속에 꾸미는 자신의 모습을 자녀에게 복제하려고 하는 것이다. 

 

다시 상상해 보자. 

 

‘가정에서 자녀의 호기심이 피어오르는 연녹색이 사라진다. 미래의 과한 욕심으로 부모의 현명한 지식이 충만한 짙은 녹색도 사라진다. 따라서 가정의 색은 연녹색과 짙은 녹색의 조화가 아니라 회색의 어두운 색으로 변화되고 만다. 이어 각자의 특성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과 행복의 웃음꽃도 사라진다.’ 

 

영화 『모글리』에서 하이에나는 말한다.

 

“나도 꿈이 있다. 언제나 호랑이가 되고 싶은 꿈을 꾼다. 그러나 눈을 뜨면 난 하이에나일 뿐이다.” 

 

자연법칙의 위배, 인격적 준비가 되지 않은 하이에나는 호랑이가 될 수도, 호랑이의 위상을 갖출 수도 없다. 좌절만 있을 뿐이다. 

 

아직 준비되지 않은 자녀에게 부모의 꿈을 과하게 요구하는 것은 가정에서 봄의 색깔을 지운다. 인간의 발달을 좌우하는 유전자는 부모의 요구나 욕심에 의해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행하는 행동, 즉 환경에 의해 전개된다. 부모의 과한 욕심을 예방하기 위해 자연법칙 이외에 가훈과 같은 가정의 규칙이 필요하다. 

 

올바른 자녀 양육과 가족의 행복을 위해 부모의 창의성은 어떻게 발휘되어야 할까? 

 

syhaa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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