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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12]
직원의 몰입도가 높아지면 무슨 일이 생기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6/13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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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D씨는 어느 커피 매장에서 매니저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매장에 노숙자 한 명이 나타났다. 난감한 일이었다. 어떻게든 매장 밖으로 그 사람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D씨는 생각을 바꾸었다. 그 노숙자를 조용히 불러 앉히고 핫 초콜릿을 한 잔 사주면서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근처 숲 속에서 임시변통으로 지어진 노숙자촌에서 살고 있었다. D씨는 그 노숙자촌을 직접 방문해 보고 싶었다. 주변에 있는 다른 매니저들 또 몇몇 바리스타와 함께 노숙자촌을 찾아서 그들의 삶을 직접 보게 되었다.

 

그리고는 노숙자들에게 필요한 물품을 모으기 시작했다. 칫솔과 같은 세면용품과 옷가지가 모였다. 이 소식을 듣고 지역의 한 기업인이 적극적으로 기부하겠다고 나서면서 노숙자를 돕는 비영리 단체까지 만들어졌다. 이 이야기는 스타벅스 문화를 소개하는 책에 실린 내용이다(조셉 미첼리, 스타벅스웨이, 현대지성, 2019)

 

월급 받고 일하는 직장인이 D씨처럼 일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런데 가끔 이런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조직을 차별화시키고 성과를 만든다.

 

Y씨는 대학을 마치고 제약 회사에 취직하여 영업을 맡았다. 그는 영업 사원으로서 최선을 다하기로 작정했다. 회사 근처로 거처를 옮겨서 출퇴근 시간을 아끼기로 했다. 그리고 자신이 맡고 있던 지역의 약국은 퇴근 후에도 반드시 들려서 인사를 했다. 그리고 경조사도 열심히 챙겼다. 그런데 약품 영업을 제대로 하려면 의사를 사귀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보건대학원에 입학했다. 그러던 중에 지도 교수의 권유로 대학 병원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었다.

 

대학 병원에서 그는 직원들이 가장 꺼리는 부서를 자원해서 근무했다. 보험을 처리하는 부서였다. 거기는 ‘생기는 것’ 하나 없고 환자들과 마찰만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그는 그곳에서 모든 것을 투명하게 하면서 환자나 보호자를 설득했다. 그러다가 의료 분쟁을 처리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보통 병원에서는 의료분쟁이 일어나면, 일단 약점이 될만한 것이 있나 살피고 진료 카드를 조금씩 고치는 관행이 있다. 그런데 Y씨는 일체 그런 일을 못 하게 했다. 병원에서 잘못이 있으면 솔직하게 사과하고 필요한 보상을 하게 했다. 반대로 문제가 없다고 한다면 끝까지 환자와 보호자를 설득하고 심지어는 법정 싸움까지 각오했다.

 

그는 어떤 일이든지 원칙을 세우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했다. 개인적인 이권은 절대 챙기지 않았다. 이런 그의 성향 때문에 결국 노조 업무도 맡게 되었다. 거기서도 똑같은 방법으로 일했다. 이렇게 그가 병원 행정 부문에서 떡하니 버티고 있으니 병원에 기강이 생기고, 날로 환자가 늘면서 재정적인 성과도 좋아졌다.

 

직원들이 일하는 자세는 천차만별이다. 자기 일에 몰입하여 주인 정신을 가지고 열정적으로 일하는 태도를 ‘직원 몰입도(employee engagement)’라고 한다. 이것은 직무 만족도와는 좀 다른 개념이다. 직무만족은 자신의 일에서 만족한다는 뜻이지 반드시 일에 몰입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사회 조사 전문 기관인 갤럽(Gallup)은 50년 전부터 직원 몰입도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에 대해 조사를 하고 자료를 축적해 오고 있다. 그들이 발표한 자료(2019년 자료)에 의하면, 직원 몰입도가 상위 25%에 속한 기업과 하위 25%에 속한 기업 간의 성과 차이는 엄청나다. 상위 기업은 하위 기업에 비해, 결근율은 81%나 낮고, 이직률은 18% 낮으며, 안전사고율도 64%나 낮다. 반면 생산성은 18% 높고, 수익률도 23%나 높다.

 

그럼 어떻게 직원의 몰입도를 높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D씨나 Y씨 같은 사람을 사내에 많이 확보할 수 있을까? 얼른 인사 제도나 복지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요인은 리더십이라고 밝혀졌다. 그것도 CEO의 리더십보다 현장의 리더십 말이다. 그들이 조직의 분위기를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리더가 일상에서 어떻게 직원들을 대하느냐 하는 것이 핵심인 것이다.

 

그럼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것도 사실은 특별한 것이 있는 게 아니다. 직원을 부속품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한 인간으로 대하면 된다. 직원에게 기대하는 것을 분명이 해 주고, 그가 자신의 일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을 하면 된다. 또 ‘얼마나 잘하나 보자’ 하고 평가의 눈으로 보지 말고, ‘뭐 도와줄 것 없을까?’ 하고 응원의 자세로 대화하면 된다. 그리고 하나 더 보탠다면, 직원들이 하나라도 더해 보고, 하나라도 더 배워서 ‘내가 성장하고 있구나.’ ‘이번 일로 많이 배웠다.’라고 느끼게 하면 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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