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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공공기관에서도 마음 편히 볼일 보고 싶습니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7/18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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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무길 경기도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화성지회장  © 화성신문

경기도뇌병변장애인인권협회 이무길 화성시지회장은 중증의 뇌병변장애를 가지고 태어났다. 움직임이 제한적이어서 식사, 씻기, 이동, 배변 처리 등 일상의 대부분은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장애인 활동 지원 서비스가 정착되기 전까지 그 역할을 어머니께서 하셨다. 이 씨는 서른이 넘어 사회활동을 시작하면서 화장실 문제에 직면했다. 대소변을 보면 항상 어머니께서 뒤처리를 해주셨는데, 타인에게 뒤처리를 맡기는 일은 좀처럼 적응하기 힘들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은밀한 부위를 맡기면 심리적으로 부끄럽거나 미안한 감정으로 굉장히 위축됐다. 이따금 활동 지원 선생님이 바뀌게 되면 수치스럽고 창피한 순간을 다시 경험해야 했다. 신체적인 불편함보다 심리적인 압박감으로 용변을 볼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던 중에 이 씨는 늦깎이 대학생으로 한국복지대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는 그곳에서 신세계를 경험했다.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된 것이다. 대학 내 화장실마다 비데가 없는 곳이 없었다. 비데를 사용하면 그는 누군가에게 뒤처리를 맡기지 않고 마음 편하게 화장실을 드나들 수 있었다. 이 씨는 주저하지 않고 집에 비데를 설치했다.

 

이 씨가 활동하는 단체가 화성시아르딤장애인복지관 안에 있다. 웬만하면 집에서 용변을 보려고 하지만 복지관에 가면 화장실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어쩔 수 없이 용변을 보고 나면 활동 지원 선생님께 뒤처리를 맡긴다. 이 상황은 시간이 지나도 무뎌지고 익숙하지 않다. 이 씨는 공공기관에도 비데를 설치하면 나와 같은 장애인이 혼자서도 용변을 보고 뒤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서울형 무장애 건물 인증제 선택항목에서는 화장실에 등받이, 비데 설치 등을 권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중시설의 비데는 다수가 사용해서 관리와 위생 문제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씨는 “장애인복지관만큼은 비데를 설치해서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이 있는 장애인에게 편의시설을 제공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동탄신도시에 위치한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에는 장애인 화장실에 비데가 설치되었다고 한다. “화성시아르딤복지관에도 비데 설치로 누구라도 화장실 이용에 어려움이 없어야 한다”고 이 씨는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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