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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함께 살기 위한 조건 : 성빈센트병원 장애인 화장실, 이대로 좋을까?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8/2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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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아 (사)사람연대 용인시 지부장   © 화성신문

중증 장애 여성인 A씨가 정기 진료를 위해 수원시 성빈센트병원을 방문했을 때였다. 장애인 화장실을 이용하려 했으나, 미닫이 문이 옆으로 밀리고 닫히는 통에, 다급해져 도움을 청할 수 없었던 A씨는 휠체어(스쿠터)에 내려서 문을 열어야 했다. 그리고는 불편한 다리로 움직이다가 넘어졌다. 

 

그녀는 “문을 옆으로 열고 들어가야 하는 데, 잘 닫혀서 보호자가 잡아 주지 않는 이상, 휠체어를 놓고 문을 잡고 걸어 들어가야 해요”라고 말한다. 비장애인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주로, 공공기관, 의료기관, 복지시설 등은 장애인 등 교통 약자를 위해 누르면 자동으로 열리는 ‘버튼식 자동문’으로 설치하며, 닫히는 시간 텀을 주어, 이동과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편리성을 보장해 준다. 

 

A씨는 그동안 몇 번에 걸쳐 미닫이문 이용에 대한 불만과 몇 번의 사고(넘어짐)를 병원측에 이야기하고 화장실 문을 자동문으로 해달라고 개선을 요청했다. 그러나 돌아온 대답은 처음은 “그건 좀 어렵다”, 다시 물으니 “검토하겠다”였다. 그렇게 서너 번, A씨는 결국 화장실을 청소하시는 분을 붙잡고 신세 한탄을 하고 왔단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 이용해야 하는데, 이대로 가다가 크게 다치면 어떻하죠? 누구한테 도움을 받아야하고, 사고라도 나면 누가 책임져 주는 건가요?” A씨의 하소연이다. 

 

성빈센트병원은 경기 남부지역 중증 장애인, 즉 재활이나 치료를 목적으로 많이 이용하는 유명 의료기관이다. 그 중 재활학의학과 등은 중증 장애인들의 전문병원이어서 당연히 장애인들을 위한 시설이 제대로 설치되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필자도 아이를 치료하는 주 병원이어서 오랫 동안 이용했지만 미처 장애인 화장실을 신경 쓰지 못했다. 성빈센트 병원을 이용하고 있는 장애인 활동지원사께 여쭈니 본관 화장실은 자동문이기도, 아니기도 했다. 접근권에 있어서 교통약자든 환자든 그 누구나 이용하는 곳을 언제라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 교통편의증진법’에 의해서 건물 설치시, 장애인 화장실의 편의시설은 의무임에도, 장애인들이 건물 이용과 이동, 접근의 권리를 저해하는 요인들이 있음에도  자율적인 이용을 허하지 않는 성빈센트병원의 진정성이 너무나 아쉽다. 병원 환자인 A씨를   민원인으로 보는 게 아니라 무엇을 바꾸면 좋은지, 힘들지는 않았는지, 도움을 줄 것은 없는지 등을 좀 더 면밀히 물어봤어야 했다. 이슈화되고 면담을 통해서 알려지는 상황보다 ‘친절함으로 함께하는 의료기관’으로 지역에서 회자 되는 멋진 상황이 연출될 수는 없었을까?

 

성빈센트병원은 앞으로 장애인에 대한 정당한 편의 제공 차원에서, 자동문 설치는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또 스티커 부착 안내, 도우미 벨 설치 등으로 장애인들이 화장실을 맘 편히 들어갈 수 있게 해 주어야 한다.

 

민선8기 정책 입안자들이나 자치 단체의 공무원, 집행위원들에게도 당부의 말씀을 전한다. 좀 더 섬세하게 우리 주변을 살펴봤으면 좋겠다. 중증 장애인들이나 교통약자, 소외계층 등과 함께 살기 위한 조건은 별 게 아니고.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고, 무엇이 불편한지 고민하고 대안을 찾고 함께해 주는 것 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최근 TV가 만들어 낸 ‘우영우’가 핫하다. 장애인들의 단면과 허상만을 바라 볼 것이 아니라, 실제 우리 주변에서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들의 다양한 모습과 일상을 살피고 함께 살기 위한 조건들을 만들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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