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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누구를 위한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인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10/31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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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농민들이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에 분노하고 있는 것은 농민이 아닌 유통·판매자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 브랜드 쌀 ‘수향미’를 명품화시킨다는 목적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생각이기도 하다. 

 

조선향미, 월향미, 향미나라 등 골든퀸3호를 이용한 다양한 브랜드는 이제 판매되지 못한다. 골든퀸3호의 전용실시권, 즉 독점 이용권을 획득함에 따라 수향미가 전국에서 유일한 골든퀸3호를 이용한 쌀이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명품쌀 하면 이천쌀을 떠올린다. 명성만큼이나 가격이 비싸 다른 지역의 동일 품종이 7만 원을 간신히 넘을 때 이천쌀은 8만 원을 웃돈다. 명품이라는 명성이 이천쌀의 가격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명품쌀의 조건은 무엇일까? 먼저 높은 품질과 맛이다. 맛있는 높은 품질의 쌀에 더해 건강에도 좋다면 더할 것이 없다. 수향미는 바로 이 명품쌀에 부합되는 훌륭한 품질이다. 구수한 누룽지향이 일품이며, 건강을 위협하는 아밀로오스 함량이 적어 더욱 주목받는다. 최근에 한국 밥상을 사로잡은 고시히카리, 아키바레(추청) 등이 모두 일본 품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순수 한국 신품종인 골든퀸이라는 점에서 가산점을 줄 수도 있다. 이렇듯 명품의 조건을 갖춘 수향미가 생산, 수매과정서부터 전혀 명품답지 않다는 것이 농민들의 한탄이다.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는 올해 수향미 수매가를 지난해 7만4500원보다 4500원 낮춘 7만 원으로 책정했다. 명품화를 할 것이라는 화성시의 계획에 동참하며 수향미 재배에 함께한 농민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에서 왜 수향미 가격을 책정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한가득하다. 법적 근거는 전혀 없었고, 이에 대한 불만이 일자 급하게 가격 책정이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한 점에서 대경실색한다. 이 과정에서 농민은 고작 3명만이 참여했을 뿐이다. 수향미의 명품화에 가장 핵심인 농민이 철저하게 소외된 것이다. 공정성에 시비가 일 수밖에 없다. 오히려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가 일부 화성 지역농협의 가격 낮추기를 위한 수단이 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길도 있다. 가격 책정 과정에서 한 조합장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솔솔 새어 나오고 있다.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는 가격을 낮춘 이유에 대해 적자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수향미의 재배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데 반해 고정적 판매처가 적었다고 항변한다. 치열한 경쟁을 통해 판매에 나서야 하니 높은 가격으로 수매가를 책정할 수 없었다고 한다. 실제로 대부분의 농협이 쌀 사업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나 명품쌀을 만들자는 위원회의 변명치고는 이해하기 어려운 언행이다. 1인당 쌀 수요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쌀 산업의 어려움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수향미의 고정 판매처가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명품쌀로 성장시키는 과정에서 유통과 판매를 책임지는 곳은 농협과 각 민간RPC다. 농민들은 고품질의 수향미를 생산하고, 이 고품질의 수향미를 유통, 판매하는 것은 다른 이들의 몫이다. 고정 판매처가 부족하다면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가 공공급식에 수향미 공급을 확대하는 등 방법을 만들어내면 된다.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는 새로운 판매처, 고정 판매처를 확대할 계획도 마련하지 못한 채 지난해 성과의 폐해를 그대로 생산자에게 전가했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농민들도 올해 수매가를 책정하는 과정에서 인상을 바라지 않았다. 연료비, 비료비, 인건비 등 모든 제반 사항이 악화되고 긴 장마와 태풍으로 인해 소출이 줄어들었음에도 난관을 생산자, 유통사업자, 판매자가 함께 나눠 갖기를 희망했다. 지난해 수준의 수매가가 모두의 어려움을 나눠 가지는 마지노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는 법적 근거도 모호한 상태에서 유통사업자, 판매사업자만을 위한 수매가를 책정했다. 수향미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늘어간다는 화성시의 홍보문구가 우스울 지경이다. 

 

농민들은 화성쌀 대표 브랜드로 수향미를 우뚝 서게 하겠다는 화성시의 정책에 함께 동참해왔다. 더 많은 수익을 올릴 기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성시 시책에 동참한 때도 많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화성시 농민들은 화성시명품쌀 발전위원회에 배신을 당한 셈이 됐다. 단순히 가격 책정의 문제가 아니다. 수향미의 명품화를 위해 동참한 생산자들의 성의와 노력이 무시당했기 때문이다. 화성쌀의 명품화는 유통, 판매업자만으로 불가능하다. 생산, 유통, 판매 여기에 관리까지 각자의 역할에 충실할 때 수향미 명품화의 꿈은 이루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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