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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명수 칼럼]인공지능(AI) 시대에 필요한 생의 감성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7/31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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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명수 협성대 총장직무대리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인류의 문명사적 전환을 설명하는 용어로 ‘제4차 산업혁명’, ‘디지털 대전환’ 등이 거론되곤 했다. 이들 용어에 함축된 포괄적인 의미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최근에는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대전환, 대변혁을 대변하는 상징적 용어로 통용되고 있는 듯하다. 

 

AI시대의 도래에 대한 인식 수준은 아직은 천차만별이다. 개인의 관심사에 따라, 직종에 따라, 연령에 따라, 교육수준에 따라 다양한 편차를 보여준다. 현실 속에서 아직은 그저 막연할 뿐 절실히 느끼거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미 대부분의 보험회사나 통신사가 ‘AI 상담사’에게 많은 상담을 맡기고 있다. 머지않아 다양한 분야와 직종에서 AI가 부분적으로 또는 전면적으로 인간의 역할을 대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전대미문의 현상에 대한 전문가들의 견해는 일치되어 있지 않다. 머지않아 인간이 AI에 예속되는 순간이 올 것이라는 두려움을 반영한 비관론과 결코 그렇게는 되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공존하고 있다. 전자의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일시적으로라도 AI 개발을 멈추자 한다. 그들은 AI는 핵폭탄보다도 더 위협적이라고 본다. 핵폭탄 제조는 거대한 자금과 수많은 전문 기술자들의 협업이 필수인 국가적 사업이 아니고는 불가능하고, 국제정치적 동의도 얻어야 한다. 그리고 핵폭탄은 자가발전 능력이 없다. 이에 비해 AI는 능력 있는 개인이 얼마든지 연구실이나 작업실에서 컴퓨터를 활용하여 만들고 유포시킬 수 있으며, 이론적으로 AI는 자가발전이나 자기복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핵폭탄보다도 더 위협적이라는 것이다. 반면 후자의 견해를 가진 사람들은 그것은 단지 심리적 불안일 뿐 인간은 결코 예속되지 않을 것이며, AI가 인간의 능력과 대등한 단계에 이르려면 최소 50여년은 걸릴 것이니 막연한 공포감에 사로잡힐 필요가 없다고 본다.  

 

이런 상반된 전망과 반응에 대해 일반인으로서는 어느 편에 손을 들어야 할지 판단하기 어렵다. 그러니 이런 어려운 논쟁은 일단 접어두고, AI와 관련하여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사실, 즉 AI는 일차적으로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든 ‘인공적인’, ‘인위적인’ 지능체일 뿐이다. 그렇기에 AI의 창의성은 궁극적으로 인간의 창의성과 일치될 수 없으며, AI의 감성은 인간의 다양한 감성과 같을 수 없다. 인간은 정신적일 뿐만 아니라 영적인 존재이며, ‘이곳’ 지상에 살면서도 ‘저곳’인 영원한 세계를 동경하며,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이성적 사유뿐만이 아니라 정적인 감정의 교류를 통해 사람됨의 의미를 찾고 훈훈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공적인’(artificial) 것보다는 자연적인(natural) 것의 소중함을 안다.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면서 또한 감성적인(emotional) 존재이다. 인간은 문명이라는 인공적인 환경 속에서 살면서 그 문명을 가능케 하는 자연을 벗어나 살 수 없는 자연적인 존재이다. 자연적이고도 감성적인 것의 소중함, 그런 생의 인식과 감성, 감각의 총체로서 ‘낭만적(romantic) 감성, 감수성의 회복과 확장이 필요한 시대라는 생각이 든다. 현실은 AI처럼 냉정한 판단과 정확한 계산 능력을 요구하기에 낭만은 흘러간 사조(思潮) 정도로 취급되고, 낭만적인 사람은 그저 감상적인(sentimental)이고 뭔가 허술한 사람으로 취급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공지능 시대에 본질적으로 감성적이고도 자연적인 낭만의 매력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어디 이런 낭만적인 사람 없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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