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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표준화' 세계진출 첫발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3/09/10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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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철이 다가왔다. 두산백과에 따르면 김치는 채소를 소금물에 담근다는 뜻의 침채(沈菜)가 팀채 또는 딤채가 되었고, 이것이 짐채, 김채의 순으로 변화되어 오늘날의 김치가 되었다 한다.

17세기 이후 정착된 우리의 전통 김치는 동맥경화 등 순환계 질병의 원인이 되는 혈전을 녹이는데 탁월하고, 유산균은 일본산 김치보다 200배 가까이 많아 위를 거쳐 장에까지 도달한다. 또한 식이 섬유를 많이 함유해 비만 예방과 항암 효과까지 있고, 일본 여성들 사이에서는 피부 미용에 좋다고 인기가 대단하다고 한다.

우리 김치가 일본인 사이에 관심이 높아진 것은 88서울 올림픽 이후 한국 음식이 널리 소개되면서 일본인들 사이에 소비가 늘어나면서부터이다.

그런데 1997년에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김치의 명칭을 놓고 한일 공방전이 벌어졌다. 우리가 보면 당연히 우리 음식인데 왜들 그러나 하고 의아해 하겠지만 응용능력이 뛰어 난 일본인이니 재빨리 김치를 세계화시켜 우리 전통 김치의 영역을 넘보는 일에 놀랄 일도 아니다.
 
1993년 일본을 방문한 클린톤 미 대통령에게 일본 기무치를 대접한 일은 1972년 중국을 방문한 닉슨 미 대통령에게 마오타이 주를 대접한 일화가 생각나게 하는 유명한 일화다.

우리나라 김치는 고추, 마늘, 파, 생강 등 양념 배합과 동태, 생새우, 굴 등 해물, 그리고 젓갈을 넣고 숙성, 젖산 발효시켜 만들어, 파프리카를 넣어 고추 색깔을 낸 일본 기무치와는 당연히 구별이 된다.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는 우리 전통 김치를 인정하고 2001년부터 일본이 김치를 수출할 때 <kimchi>로 표기하도록 해 우리 손을 들어 주었다. 그때까지 세계 김치시장의 78%를 장악하고 있던 일본을 제치고 당당 1위에 올라섰다.

최근 김치는 미국의 건강잡지 <Health>에서도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선정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근래 김치 산업화가 한창이다. 유명 식품회사, 유명인을 앞세운 김치 제품들은 마트 등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그런데 규격이 문제다. 재래시장에서 구입할 때에는 직접 맛을 볼 수도 있지만 마트 등에서는 비닐포장 속에 담겨진 김치의 정확한 용량 및 양념, 국물 등 질적인 규격이 쉽게 눈에 와 닿지 않는다. 게다가 날 것인지, 신 것인지도 모르고, 짜고, 싱겁고, 젓갈이 많이 들었는지, 조미료를 얼마나 넣은 것인지, 아주 매운 맛인지 외관으로는 알 수가 없다.
 
모두 김치는 좋아하지만 저마다 기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광주에서는 1994년부터 해마다 김치에 대한 모든 것을 세계에 알리자는 취지의 세계김치대축제가 열린다. 이제 김치의 국제규격도 설정되었으니 동서양 세계인 모두에게 인기를 끌 수 있는 다양한 김치 맛을 개발해야 하겠다. 차제에 나같이 푹 익은, 해물도 많이 들어간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도 쉽게 알아보고 구입할 수 있게끔 맛의 차별화도 김치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예전에는 식당 문 앞에서 아주머니들이 김치 담그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생굴을 넣은 배추 속쌈을 여기 저기 돌아가며 얻어먹고 그 김치 맛에 끌려 단골식당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식당에서 직접 김치 담그는 모습은 보기 어렵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식당에서 내 주는 김치는 왜 그렇게 맛이 없는지 쉽사리 젓가락이 나가지 않는다. 아마도 얄팍한 상혼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군이 미군에게 패한 원인 중의 하나가 개인의 전력차이를 가져온 세분화, 규격화가 안 된 일본군 군화가 한 몫 거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군은 군화의 크기를 길이뿐 아니라 폭으로도 세분화하여 개개인의 발에 착 맞고, 일본군은 길이로만 분류했기 때문이다. 제발 동네 식당에서도 국제식품규격위원회 규격에 맞는 김치를 손님들에게 내 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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