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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얼음’ 무대
소설가 김종보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4/05/2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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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김종보 © 화성신문
인간의 삶을 연극 같은 삶이라 하지만 그 궁극적인 의미는 유희를 즐기는 과정을 통한 행복의 의미를 찾는데 있다.
 
연극의 목적이 행복을 만드는 과정이라면 그 행복을 가장 절실하게 추구하는 집단은 꿈 많은 청소년들이고, 그들이 삶의 연기를 위해 가장 먼저 필요로 하는 공간은 마음껏 자유를 누리며 꿈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한 사회적 환경 무대다.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은 이 같은 예비 구성원들이 세상의 무대로 나아가기위한 풀뿌리 연극무대다. 문제는 오늘날 그들이 가장 최고의 연극을 펼칠 수 있는 세상의 무대가 안타깝게도 불안한 살얼음판이 되어 가고 있어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는 것이다.

지난겨울 폭설로 인해 경주리조트가 붕괴되어 많은 학생들이 생명을 잃은데 대해 아직도 안타까운 마음이 채 가시지 않고 있는 와중에, 또 다시 잔인한 진도 앞바다 ‘세월호’ 여객선 침몰로 인한 엄청난 숫자의 학생들이 목숨을 잃은데 대해 우리는 더 이상 무슨 할 말이 있겠는가.

막연히 ‘얘들아,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가 아니라, ‘얘들아, 지켜줄 수 있는데도 지켜주지 못해 너희들 따라 죽고만 싶구나!’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이들이 꿈을 펼칠 세상의 무대를 살얼음판으로 만든 사람들은 그 누구이며, 한시바삐 저승꽃이 되라며 저들을 무더기로 차디찬 바다 속에 송두리째 수장시켜 버린 사람들은 또 누구인가!

여객선 침몰당시 선원들의 무책임, 초기구조단계의 잘못된 전달체계에 따른 늑장대응, 사고를 둘러싼 전반적인 수사 진행과정에서의 불합리한 관행, 또 정부 고위직 공무원의 현장 기념 촬영에 따른 파장과 한, 해경 간부의 엉뚱한 볼멘 화풀이 등을 어떻게 모두 열거할 수 있으랴. 이러한 총체적으로 곪아 터져있는 것들이 이 시대의 ‘살얼음’ 판을 만들어가는 반, 잔인한 사회 악성 ‘바이러스’ 같은 주범들이 아니고 그 무엇이겠는가!

오늘의 위정자들은 모두 이 시대의 현실을 망각한 채, 혼 빠진 망국의 패걸이들처럼 피동적으로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무대의 캐릭터들이 되었다.

정부는 지금 이미 관재로 판명된 ‘세월호’ 사태처럼 곳곳에 침몰직전의 살얼음판과도 같은 위험한 무대가 여전히 도사리고 있는 만큼, 앞으로 이 나라의 꽃들인 청소년들이 마음 놓고 꿈을 펼칠 수 있는 안전하고 튼튼한 정신적 무대로 만들어주지 않는 한, 여전히 도처에서 또 다른 사회와 국가를 좀먹는 행태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아울러 이 나라의 살얼음판 무대도 여전히 갈수록 ‘풍전등화’ 같은 형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필히 인지해야 할 것이다.

국민이 바라는 진정한 무대는 청소년들이 화려하게 꿈을 펼칠 수 있는 단순한 거리의 무대가 아니라, 위정자들이 역사 앞에 통절한 성찰을 통해 새로운 변화로 거듭난 정신의 무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럴 때에 진정한 대 국민적인 헌신과 봉사를 통해 견고한 주춧돌과도 같은 반석이 놓여 짐으로서, 이 나라 미래를 짊어지고 나아갈 젊은 역군들이 진정으로 안전하고 튼튼한 세상의 무대에서 행복한 미래를 위한 그들만의 화려한 꿈을 펼칠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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