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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1] 왜 CEO들에게 인문학인가?
박경철 시골의사 원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5/08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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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경철 시골의사 원장     © 화성신문

우리는 그리스하면 그리스신화와 경제위기를 떠올린다. 그리스는 12년째 IMF 관리체제 경제위기에 빠져있지만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조금 낮은 정도로 개인적 삶의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인 것은 분명하다.

 

그리스신화는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서양식 근대교육을 받는 모든 나라에서 배우고 있다. 우리나라 또한 초등학생이 되면 꼭 읽어야만 될 책으로 생각한다.

 

사실 대부분의 신화는 권선징악 같은 교훈이 있다. 그러나 그리스신화는 교훈이 전혀 없다. 악이 이기거나 힘센 놈이 이긴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신은 잡놈이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태양신 아폴론은 예쁜 다프네를 납치하고자 뒤를 따라간다. 다프네는 두려움에 떨며 달아나다가 아폴론이 다프네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기 직전에 다프네가 제우스신에게 기도를 한다. 제우스는 측은한 마음에 쫓는 아폴론을 응징하는 것이 아니라 쫒기던 다프네를 나무로 만들어 버린다. 아폴론은 할 수 없이 그 나뭇가지를 꺾어 월계관이라고 쓰고 자신처럼 오랫동안 달린 마라토너에게 월계관을 씌워주게 되었다. 이처럼 그리스 신화는 전혀 교훈이 없다.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들을 서양 모든 나라에서 필수로 교육을 하고 있을까?

 

독일의 경우 그리스 신화를 정규 고등학교 교과과정으로 교육하고 있다. 그리스신화는 신관이 매우 독특하다. 기독교를 비롯하여 거의 대부분의 종교는 신이 인간을 창조했다고 한다. 반면 그리스신화는 하늘과 땅이 원래 있었고 그 하늘(양)과 땅(음)이 만나서 신이 탄생하고, 그 다음으로 인간이 태어난 것이다. 신과 인간이 형제관계인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 신화는 신과 인간이 동격이 된다. 하지만 신은 인간보다 두 가지 더 좋은 능력이 있다. 

 

첫째, 신은 인간보다 불로불사(늙지 않고 죽지 않는다)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이 갈수록 늙고 병들어 죽는다. 즉 신은 불멸, 인간은 필멸의 존재이다. 그래서 인간은 늘 신을 부러워하는 욕망이 인간의 무의식속에 내재되어 있다. 인간의 능력으로 불가능하다고 포기하던 일들이 가능성이 보이자 그 욕망이 한번에 표출된 것이 바이오, 헬스케어 같은 산업이다. 이러한 산업들은 인간본성에 속하는 것으로 모든 자원이 총 동원되는 분야이다.

 

두 번째, 신은 전지전능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천둥번개를 치게하는 등 자연을 지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인간은 자연으로부터 지배당하고 있다. 인간도 신처럼 되고 싶다는 욕망이 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동력이 그리스신화에 숨어있다.

 

때문에 그리스신화를 서양근대문명의 아버지, 서구문명의 자궁, 서구문명의 모태라고 하며 서양에서 그리스신화를 가르치는 이유이다. 그리스 신화는 1부와 2부로 구성된 한 단락의 이야기이다.

 

3천년 전에 그리스신화를 만든 민족은 발칸반도 끝에 살던 야만족이었다. 그리스는 저주받은 척박한 땅으로 그 어떤 곡물재배도 불가능하며, 올리브나무 열매에서 얻는 지방과 염소로부터 단백질을 약탈에 서 탄수화물을 취하며 살아간다.

 

그리스 야만족들이 현재 터키땅인 트로이를 약 탈하기로 한다.

 

바다를 건너 터키의 트로이를 공격한다. 10년간 공격해도 무너지지 않자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끝낼 수 있는 꾀를 낸다. 그는 커다란 목마를 만들어서 그리스병사를 숨겨놓은 다음 그 목마를 트로이성 앞 바닷가에 남겨 두고 나머지 병사들은 배를 타고 떠나도록 했다. 이 모습을 본 트로이 병사들은 전쟁이 끝났다고 생각하고 바닷가에 세워진 이상한 목마를 끌어왔다. 그날 밤 트로이 사람들이 잠들자 목마 속에 있던 그리스 병사들이 밖으로 나와 그들은 성문을 열어 나머지 병사들도 불러들여 트로이는 순식간에 파괴되었으며 그리스 군이 완전히 승리를 거두게 된다는 내용이다.

 

실제로 터기에 있는 트로이 성벽이 발굴이 되었고, 그 성벽의 벽돌은 한 개도 완전한 벽돌이 없을 정도로 처참하게 공격을 했다. 그 후 전리품을 들고 고향으로 돌아가는 중에 신이 오디세우스는 돌아갈 수 없다고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계속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하고 바다로 나아간다. 

 

고대를 한마디로 하자면 운명(destiny)이다. 운명 지워지는 것이다. 모든 것이 운명에 의한 것이기 때문 에 극복할 대상이 아니다. 그래서 고대에서는 혁명이 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고대적 관점에서 당연히 오디세우스는 신의 명령에 따라야 하나 신의 명령을 거역하고 결국 10년간의 방랑 끝에 고향에 돌아가는데 성공한다.

 

지금으로부터 3,000년 전에 야만족들이 신들이 집에 갈 수 없다고 해도 끝까지 도전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간 이야기, 오디세이아는 인간의 역사에서 최초로 인간이 자유의지로 행복에 이른 이야기이고, 신에게 정면으로 맞서고 인간의 의지를 관철한 최초의 이야기이다. 이는 지금도 상상할 수 없는 힘든 일일 것이다.

 

다음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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