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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17] 반 고흐에게 인문학을 묻다
한영수 세로토닌 리더십 아카데미 회장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18/09/0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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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영수 세로토닌 리더십 아카데미 회장     ©화성신문

고흐의 마지막 편지

 

고흐의 편지는 그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변주한 놀라운 예술작품이자 인문학이다. 나는 불빛 아래서 감자를 먹고 있는 사람들이 접시를 내밀고 있는 손, 자신을 닮은 그 손으로 땅을 팠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 주려고 했다. 그 손은 손으로 하는 노동과 정직하게 노력해서 얻은 식사를 암시하고 있다. 진정한 화가는 양심의 인도를 받는다.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나는 일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것 때문에 반쯤은 미쳐버렸지.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 바로 나를 정신병원에 가둬버리든지 아니면 온 힘을 다해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내버려다오. 죽어서 묻어버린 화가들은 그 다음 세대에게 자신의 작품으로 말을 건다. 지도에서 도시나 마을을 가리키는 검은 점을 보면 꿈을 꾸게 되는 것처럼 별이 반짝이는 밤하늘은 늘 나를 꿈꾸게 한다. 그럴 때면 나는 묻곤 한다. 프랑스 지도 위에 표시된 검은 점에서 가듯 왜 창공에 반짝이는 별들에게 갈 수 없는 것일까?

 

타라스곰이나 르왕에 가려면 기차를 타야하는 것처럼 별까지 가기 위해서는 죽음을 맞이해야 한다. 죽으면 기차를 탈 수 없듯 살아 있는 동안에는 별에 갈 수 없다. 늙어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건 별까지 걸어간다는 거다. 오늘은 고통과 영원히 작별하는 날이다. 평생 나를 돌봐주었던 테오의 품에서 마지막을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하구나. 마지막으로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사랑하는 동생아

내가 늘 말해왔고 다시 한 번 말하건대, 나는 네가 단순한 화상이 아니라고 생각해 왔다. 나는 너를 통해서 직접 그림을 제작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다. 최악의 상황에도 그 그림들은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래, 내 그림들 나는 일을 위해 목숨을 걸었고 그것 때문에 반쯤은 미쳐버렸지. 그런 것은 아무래 도 좋다. 하지만 내가 아는 한 너는 사람을 사고파는 장사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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