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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04] 위기와 위험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03/02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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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     © 화성신문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 19’ 사태가 국민들을 고통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하루에 늘어나는 신규 환자 숫자가 500명을 넘고 있으며, 2월28일 오후 8시 현재, 확진자 누적 수는 2,002명이 넘었다. 대구에서만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1,132명이 넘는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모임과 행사가 취소되고, 학교는 개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바이러스 때문에 나라가 흔들린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2003년에는 사스(SARS), 2009년엔 신종플루, 2015년엔 메르스(MERS)가 있었다. 바이러스 사태뿐만이 아니다. 세월호 사건, 가습기 사건, 더 나아가서는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사건 등 대형 사건과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과연 고위험 사회라 아니 할 수 없다.


큰 일이 터질 때마다 정부의 대응방식이 도마 위에 오르고, 대통령의 리더십이 문제가 된다. 미국산 소고기 사태로 인해 출범 초기의 이명박 정부가 큰 곤혹을 치렀고, 세월호 사태로 인해 박근혜 대통령은 국민의 신뢰를 잃고 결국 탄핵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도 이번 ‘코로나 19’로 인해 상당한 어려움을 받을 것 같다.


그럼, 이런 위기상황에서 리더는 어떻게 해야 하나? 위기상황에서 리더의 역할은 ‘우리는 이 상황을 알고 있고 또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은 의사소통이 중요하다. 국가적 상황이건 한 조직의 문제건 간에 커뮤니케이션을 잘못 하면,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엄청난 심리적, 경제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 위기가 발생하고 위험이 돌발하면, 국민이든 정부건 우왕좌왕하게 되고 좌충우돌하게 마련이다. 여러 가지 주장이 충돌하고, 부정확하고 근거 없는 정보들이 날아다닌다. 지금은 인터넷 시대이고, 소셜미디어 시대이다 보니 온갖 정보가 사람들 사이에 빠르게 오간다. 리더는 바로 이런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


공중보건이나 소비자 사고관련 연구들을 보면, 위기상황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신속성이다. 미국 질병통제센터(CDC: Center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에서는 ‘Be First’를 제일 큰 원칙으로 내세우고 있다. 어떤 일이 터지거나 보도가 되면, 늦어도 3시간 이내에 정부나 조직의 대변인이 나서서 ‘사태를 인지하고 있고 이렇게 대처할 예정’이라는 것을 알려야 한다. 그리고 리더 스스로 빠른 시간 내에 현장에 나타나거나 대중에게 존재를 보여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도 세월호 참사 때 7시간이나 모습을 보이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잃었으며, 중국의 시진평 주석도 우한 폐렴 초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우한 현장에 나타난 것도 사건 발생 한참 후여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나 조직의 공식적인 대응이 늦어지면, 언론이 먼저 가게 되고, 소셜미디어가 빈 공간을 채우게 된다. 이를 통해 왜곡된 정보나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게 되면, 그것을 바로 잡는 건 어려워진다. 처음 전해지는 정보가 신뢰를 주는 법이다. 그런데 조직의 공식적인 대응은 대체로 늦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복잡하여 내부 의견을 정리하는데도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초기 상황이 너무 불확실하기 때문에 이를 파악하고 정리하는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직이 유연해야 하고 또 위기 상황에 대비한 커뮤니케이션 통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정보를 파악한 후 국민과 소통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Be first’가 되기 위해서는 완벽한 정보와 대응책을 전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현재 파악하고 있는 상황은 이러한데, 이러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러이러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이야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를 이야기하고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


국민과 공감을 얻는 노력 또한 무척 중요하다.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정보만을 전달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고통과 불안을 들어주고, 그런 마음을 이해해야 한다. 그런 마음을 치유할 수 있는 다른 방법에 대해서도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지나치게 낙관론을 펴는 것은 좋지 않다.
리더는 권한을 행사하고 명령을 내리는 자리이기도 하지만, 욕을 먹고 원망을 듣는 자리이기도 하다. 일이 터지면 대통령을 탓하기 일쑤다. 그게 리더의 숙명이다. 그래서 역으로, 위기는 리더십을 발휘하는 절호의 찬스라고 생각하자.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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