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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일모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 회장
“의견 서로 다른 동쪽과 서쪽, 화합이 관건”
이장들 자부심 낮아져, “새로운 조직에 업무 뺏긴 느낌”
13년 째 이장, “큰 보람, 이장 직책은 내 인생의 이정표”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0/07/20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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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일모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 회장이 협의회 기능을 설명하며 밝게 웃고 있다.     © 화성신문

 

 

통장과 이장은 행정의 맨 하부조직이예요. 행자부에서 월급 받는 준공무원입니다. 월급은 30만 원이고, 명예실추 등 하지 말아야 할 불미스러운 일을 했을 때 해임권한은 읍면동장에게 있어요.”

 

양일모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 회장은 이장들의 자긍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 했다. 예전에는 이장들이 하는 일이 많았는데 주민자치위원회, 지역사회보장협의체 같은 조직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일을 빼앗긴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조직이 하나 둘 생기면서 이장님들이 자신이 하던 일을 자꾸 뺏기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소외감을 느끼시는 거예요. 서철모 시장님 마인드가 자꾸 분리를 시키는 쪽이니 이장님들이 왜 우리가 하던 일을 빼앗아 가려고 하느냐며 반발 아닌 반발, 오해를 하는 거지요. 전에는 왜 이렇게 일을 많이 시키느냐고 하다가, 막상 자신의 일을 빼앗아 가는 것 같으니까 섭섭한 마음이 드는 거지요.”

 

양감면 이장단협의회 회장이기도 한 양 회장은 예전에는 이장들이 마을 사업신청, 체육대회, 복지업무 등 거의 모든 일들을 처리했다고 한다. 지금은 행정에서 지시하는 업무만 하는 정도로 업무가 축소됐다는 것.

 

아파트가 밀집한 동쪽 통장들과 농사를 많이 짓는 서쪽 이장들이 하는 일이 달라요. 이장들이 하는 일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부락 주민 전체에게 뭘 받아와야 한다든가, 서명을 받는다든가, 적십자회비 고지서 돌린다든가, 반상회 자료 나눠주고 회의도 해야 하고, 하는 일이 많은 것 같아요. 직불금 신청도 있네요. 면사무소에서 담당 공무원은 한 사람인데 그 많은 세대를 다 다닐 수는 없는 일이잖아요. 그게 다 이장님들 몫이죠.”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 산하에는 읍면동별로 하나씩, 모두 28개의 통장단 협의회와 이장단 협의회가 있다. 통장과 이장 수를 합하면 900명이 넘는다. 화성시 인구가 늘면서 숫자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는 총 7명의 임원으로 구성돼 있어요. 회장, 부회장 두 명, 감사 두 명, 사무국장, 재무국장이죠. 협의회에는 시 예산을 받아서 하는 큰 행사 몇 개 있어요. 역량강화 교육, 해외연수 프로그램, 체육대회 같은 행사들입니다.”

 

양 회장은 통·리장단협의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동서지역 갈등을 꼽았다. 아파트가 많은 동쪽지역과 자연부락이 많은 서쪽 지역 간의 관심사항이 다르기 때문이다.

 

제가 올해 1월에 처음 통·리장단협의회 회장이 됐어요. 임기가 2년인데 벌써 반년이 지났네요. 동부와 서부로 갈려 있지만 단합은 나름 잘 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자연부락과 아파트 간에 마찰 아닌 마찰도 생깁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고, 자기주장들이 강합니다. 동부쪽과 서부쪽 의견이 달라요. 서부쪽은 농사짓는 이야기 하고, 동부쪽은 도시기반시설 이야기를 합니다. 항상 안건이 다르니까 회의에 참석해도 서로 할 이야기가 없는 거예요. 서부쪽 이야기하는 날은 동부쪽 사람들이 그냥 앉아 있다 가고, 동부쪽 이야기하는 날은 서부쪽 사람들이 그냥 앉아 있다가 갑니다. 그래서 동쪽과 서쪽 분리하자는 이야기도 나왔어요. 그랬더니 분리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게 동쪽 통장님들 생각이에요. 그래서 시골 이야기, 도시 이야기 할 때는 따로 모여서 이야기 하고, 전체적으로 모일 때는 지역적인 이야기보다 공통적인 이야기 하는 방향으로 회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900명이 넘는 인원을 이끌고 있는 양 회장은 리더십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지 궁금했다.

 

리더는 전체를 다 안고 가야 합니다. 저는 포용력을 리더의 제일 큰 덕목으로 생각합니다. 잘 난 사람, 못 난 사람, 내편 니편 가릴 것 없이 늘 품에 안아야 합니다. 싫어도 싫은 내색 안하고 항상 웃으며 대하려고 노력합니다. 제가 화성시 협의회장 되고 나서 제일 먼저 한 말이 회의를 웃으면서 하자고 한 거예요. 회의 분위기가 삭막해요. 제 임기 동안만이라도 서로 웃으며 회의하자고 했죠. 그래야 의견 조율도 되는 거잖아요. 의견을 모아서 행정과 대립해야 하는데 우리끼리 대립하면 우리 조직을 보고 남들이 뭐라 그러겠어요. ‘통장·이장들이 그렇지 뭐이렇게 생각 안하겠어요. 저는 색안경 끼고 보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양 회장은 올해 13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고 했다. 어려운 점이 없는지, 회장하면서 느끼는 생각은 어떤지 물었다.

 

저는 양감면 대양2리 이장입니다. 마흔네 살 때인 2008년도부터 이장했어요. 올해 13년째네요. 양감면 이장단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어요. 오래하다 보니까 나도 모르게 소홀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열정도 떨어지고, 처음 가졌던 신선함이 없어요. 반성하고 있어요. 처음 할 때는 면사무소에서 부르면 안 가면 큰일 나는 줄 알고 열심히 쫓아다니고 했었는데. 어떻게 하다 보니 지역단체 활동을 많이 하게 됐어요. 양감면 체육진흥회장, 양감 장학재단 회장을 맡고 있고, 봉사단체에도 여러 곳에 들어있다 보니까 단체 일 하랴 동네 일 하랴 집에 있을 날이 없을 정도로 바빠요.”

 

양 회장은 화성시 통·리장단협의회 회장에 당선됐을 때, 마을에서 잔치를 열어줬다고 고마워했다.

 

이장을 오래하다 보니 이런 일도 있네요. 식당에서 잔치를 열어주시더라고요. 원주민 40호 중에 절반이 혼자 사시는 분이예요. 80세 이상이 80% 정도 됩니다. 저에게 많이 의지하세요. 하다못해 텔레비전이 안 나와도 저를 찾아요. 마을 밖에서 만나면 우리 이장님, 우리 이장님 하세요. 최고라고 하시면서요.”

 

양 회장은 마을의 발전을 위해 노력했지만, 시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아 헛웃음만 나왔다는 에피소드 하나를 들려주었다.

 

시골이다보니까 크고 작고 민원이 많아요. 비오는 날 축산분뇨를 방류하는 양돈장도 있어요. 부락 주민들이 비만 오면 잠복하다시피 지킵니다. 어떤 양돈장은 아예 정화조를 열어놓습니다. 주민들이 시료 채취하고 사진 찍어서 시에 전화하면, 우리가 채취한 시료를 인정을 안 해줘요. 며칠씩 노력해서 물증을 잡았는데 인정을 안 해주니 얼마나 허탈해요. 결국 처벌도 못하고, 기가 막힐 일이죠.”

 

1965년생인 양 회장은 이장이라는 직책을 인생의 이정표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시골에서 살면 속된 말로 막걸리나 먹고 촌놈으로 썩고 망가질 수 있는 인생인데, 이장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늘 새로운 인생을 사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오늘에 최선을 다하자는 좌우명을 갖고 있다는 양 회장에게 요즘 핫 이슈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통장과 이장의 임기에 관한 내용이었다.

 

동쪽 서쪽 할 것 없이 똑같이 임기 3년에 2회 연임 가능을 요구하고 있어요. 읍면동장님들 의견도 마찬가지예요. 그런데도 시집행부에서는 2년 임기에 연임을 추진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장님께서 2년 연임 생각이 강한 것 같아요. 우리와는 생각이 다른 거죠.”

 

김중근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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