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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교수의 Leadership Inside 139]상하동욕자승(上下同慾者勝)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0/11/23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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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평생학습관장

필자가 삼성전자와 삼성전기에 자문을 하고 있던 1990년대 중반 이형도라는 분이 삼성전기의 대표로 오셨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직원들과 대화를 하기 시작했다. 이름이 대화지 사실상 대표의 특강이었다. 한 시간 정도 되는 특강의 제목은 ‘우리는 비전이 있습니다’였다. ‘비전이 있다’, 이 말은 미래가 있다는 메시지였다.

 

삼성전기는 삼성산요파츠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부품 회사이다. 삼성의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각종 부품을 만들었다. 그런데 외부인들은 이름이 비슷한 삼성전자와 삼성전기를 구분하지 못하였다. 부품에 대해 설명을 해도 일반 사람들은 이해를 못하였고, 이름이 비슷하다 보니 아무리 ‘삼성전기’라고 이야기해도 사람들은 그냥 ‘삼성전자’로 알아들었다. 심지어는 배달을 시켜도 삼성전자로 가는 경우가 있었다. 삼성전기는 화려한 삼성전자의 그늘에 항상 가려져 있었고, 직원들은 열등감에 빠져 있었다. 

 

이형도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다. 앞으로는 최종 제품을 만드는 ‘세트 메이커’가 아니라 ‘부품 메이커’가 더 각광을 받는 시대가 온다는 메시지를 직원들에게 전달하고 싶었다. 그는 몇 천 명이 되는 직원들을 그룹 별로 모아 강의를 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기획부서에서는 대표가 강의한 것을 녹음을 했고, 또 나중에는 책자화 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직원들과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여 직원과의 대화 자리를 계속하였다. 1995년 부사장으로 삼성전기의 대표를 맡은 이형도 씨는 사장을 거쳐 부회장까지 되었으며, 2002년 그룹의 중국총괄이 되어 삼성전기를 떠났는데, 그의 재임 시 삼성전기는 세계적인 종합부품 메이커가 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필자의 제자인 김진영 씨가 2019년 10월 국산 시리얼 회사인 씨알푸드의 사장이 되었다. 씨알푸드는 다국적 기업이 지배하고 있는 시리얼 시장에 국내기업으로는 처음 진출한  토종 시리얼 기업이다. 그 동안 오너가 직접 경영을 하였으나, P&G와 LG 등에서 경력을 쌓은 김진영 씨가 전문 경영인으로 참여하게 된 것이다. 

 

김진영 사장은 매달 A4 한 장짜리 정도의 ‘월간 메시지’를 전 직원에게 이메일로 보낸다. 금년 1월 김 사장이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작년도보다 목표를 50% 상향한다는 사실과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테마를 제시했다.

 

1. 현장에 답이 있다 입니다.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현장에서 답을 찾을 겁니다.

 

2. 사람은 수단이 아니라 목적입니다.

 

개개인의 발전이, 개개인의 만족이 모여 곧 회사의 성취가 됩니다.

 

3. 소통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입니다

 

왜 우리가 이곳에 이것을 그것도 더 잘해야 하는가를 마음으로 설득시키지 못하면 2020 목표는 반드시 실패합니다.”

 

 

 

이렇게 시작한 2020년이지만 3월부터는 코로나19라는 엄청난 재앙을 만나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그러나 김 사장의 ‘월간 메시지’는 계속 되고 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알리고, 직원들을 격려하고, 함께할 과제를 제시하는 내용이다. 김 시장은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직원들에게 이메일의 내용을 물어보고 체크한다. 가끔은 글로벌 회사에서 쓰는 용어를 메시지에 넣고 공유한다. 직원들은 이런 사장의 메시지를 기다리고 있다.

 

상하동욕자승(上下同慾者勝). 손자병법(모공편)에 나오는 말이다.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같은 것을 바래야 승리한다’는 이 말은 전쟁에서나 비즈니스에서나 똑같이 적용되는 진리이다. 아무리 회사의 CEO가 좋은 뜻을 가지고 있으면 뭐 하겠는가? 그것을 직원들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표현해야 하고 전달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열심히 전달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직원들이 CEO의 의지를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을 때 완결이 되는 것이다. 그러려면 반드시 교감이 있어야 하고, 반복이 있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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