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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를 빛내는 공간을 찾아서] ❶ 화성 지역문학관
토포필리아, 화성 작가들과 작품들 모아 놓은 ‘보석 같은 장소’
“문학은 추상성과의 싸움, 지역문학관이 지역 생명성 살릴 것”
손택수 노작홍사용문학관 관장, “지역문학 담은 저수지 역할”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1/03/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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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작홍사용문학관 2층에 위치한 화성 지역문학관 내부 전경.   © 화성신문


  

문학에 관심 있는 화성시민이라면 기뻐할 소식이 하나 있다. 화성시에 지역의 문인과 문학 발자취를 담은 지역문학관이 개관했기 때문이다. 이름은 화성 지역문학관’. 화성 지역문학관은 노작홍사용문학관 2층에 위치해 있다.

 

화성 지역문학관 개관은 서울 중심화 되어가고 있는 문학계에 신선한 자극이 아닐 수 없다. 탈서울을 지향하는 지역문학의 반란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지역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지난 6일부터 개관 기념 첫 기획전 화성 문학에 길을 묻다가 열리고 있다.

 

731일까지 진행되는 전시의 주제는 상실과 회복이다. 코로나19가 앗아간 일상의 회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화성을 무대로 상실과 회복의 모티프를 담은 작품을 살펴보기 위해 기획됐다.

 

화성 지역문학관을 기획하고 자료를 수집하는 등 개관에 1등 공신인 노작홍사용문학관 손택수 관장을 만나 화성 지역문학관의 존재 의미와 향후 계획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는 지난 24일 손 관장 집무실에서 이루어졌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화성 문인들의 작품들.  © 화성신문


  

-지역문학관을 만들 생각을 어떻게 하셨나요.

 

올해 1월로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어요. 제가 20187월 관장으로 위촉됐을 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재임을 하게 되면 화성시의 지역문화와 문학을 담을 수 있는 저수지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을 하나 만들어야 되겠다고요. 그때부터 꾸준히 지역문학 자료들을 찾기 시작했죠. 그런데 어마어마한 자료들이 있더라고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하지 않습니까. 엮는 작업을 시작했어요. ‘문학으로 걷는 화성이라는 책자도 그런 엮어내는 과정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지역문학관을 만들게 된 두 번째 동인은 노작문학관을 찾아오는 분들이 화성시민들도 많지만 전국에서 오거든요. 이 전국에서 오신 분들에게 노작 홍사용을 알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노작 홍사용이 살았던 고향을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구체적 결과물이 지역문학관입니다.

 

 

▲ 노작홍사용문학관 손택수 관장이 화성 지역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한 문인의 작품을 소개하고 있다.  © 화성신문


  

-화성 지역문학관이라는 존재가 갖는 의미는.

 

저는 문학이라는 것이 근본적으로 추상성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해요. 공간이라는 말 자체가 추상적입니다. 그렇지 않나요. 공간은 우리가 만질 수가 없으니까요. 하지만 장소라는 말은 우리가 구체적인 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거죠. 근대 행정용어, 그러니까 경기도, 화성시, 동탄, 이런 근대적 공간 개념은 추상적이에요. 반면에 문학이나 지역문학관은 굉장히 구체적이고 실존적입니다. 우리 육체와 닮아있는 거죠. 그것을 우리는 장소라고 하죠. 토포필리아(topophilia)라고 이야기할 수 있어요. 개인적이고 심오한 인상과 의미를 갖는 장소에 대한 만남, 그러니까 장소애()라고 할 수 있어요. 내가 늘 삶에서 부딪히는 현장들, 출퇴근하고 놀이하고, 사람들과 부대끼면서 살아가는 곳이죠. 이 실존의 장소를 어떻게 사람들에게 보여줄 것인가, 그 고민의 흔적이 바로 화성 지역문학관입니다.

 

-지역문학관의 역할은.

 

문학의 역할은 과거에 있었던 것과 지금 있는 것, 그리고 앞으로 있어야 할 것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겁니다. 지역문학관은 그 문학의 구체성을 실현하는 곳이에요. 지금 지역문학관 기획전시실로 꾸며진 곳은 원래 테라스 공간이었어요. 시청의 도움을 받아서 재공사를 했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기획전시 준비를 했습니다. 지금 우리시대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뭘까. 코로나로 인한 상실과 회복이었어요. 상실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회복해야 할 가치들은 또 무엇인지. 이 두 가지 키워드를 가지고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 2년에 걸쳐 수집한 화성 문인들의 작품들.   © 화성신문


  

-화성 지역문학관 기획전시실은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화성의 문인과 작품들이 소개돼 있어요. 그리고 단순한 소개 차원을 넘어 화성의 역사와 그 역사를 담은 작품들을 통해 화성 지역을 깊게 들여다보고, 또 화성의 미래를 견인하는 전시가 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지역단위별로 구성했어요. 제부도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서신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발안에는 어떤 작품이 있는지, 수집된 자료들을 지역별로 묶었죠. 발안의 경우는 이문구 선생의 우리 동네와 송기원 선생의 다시 월문리에서를 보여주고, 서쪽으로는 화성의 가장 큰 어른이라고 할 수 있는 정대구 선생의 작품들, 서하진의 제부도같은 소설들, 이원 시인의 에세이들을 볼 수 있어요. 아동문학, 소설, , 에세이까지 모든 장르들을 포괄해서 전시를 하게 되었습니다. 동탄의 경우는 어떤 변화 과정을 거쳤는지 볼 수 있도록 구성했어요. 1970년대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던 시기의 작품들과 동탄의 모습, 신도시로 변화해가는 모습들과 변화된 모습이 작품, 사진자료들과 함께 전시돼 있습니다.

 

-기획전시실에서는 몇 명의 작가들을 만나볼 수 있을까요.

 

한 번에 다 담기가 힘들어서 순차적으로 기획전시전을 열 생각입니다. 지금은 서른 분 정도의 작품과 문학적 연대기를 담았어요. 확보한 자료가 최소 열 배는 될 겁니다. 작가들의 육필이나 편지들, 작가들의 사진들, 문학적 사생활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할 거예요. 작가들의 문학적 연대기를 좇아가면 자연스럽게 화성지역의 문학이 드러나고, 또 작가와 교류했던 문인들을 통해서 한국문학이 드러날 겁니다. 지역 문학가들이 어떻게 청년시절을 보냈고, 지역 문학인으로서 지역의 작가들과 어떻게 교류했는지, 이런 것들은 굉장히 소중한 자산입니다. 이걸 기록하지 않으면 공중 분해되는 거죠. 제가 자료를 수집하면서 깜짝 놀란 게 작가들이 자신의 육필 원고나 다른 작가들과 교류한 사진 같은 것들을 안 가지고 있는 거예요. 우리 문인들이 기록 의식이 너무 약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죠. 노작문학관이 지역 문인들의 자료를 수집하고 기록하는 작업들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성찰의 기회도 됐어요.

 

 

▲ 정대구 시인의 습작노트.  © 화성신문


  

-화성 지역문학관이 세상에 좀 알려졌나요.

 

개관한지 2주 정도 됐네요. 아직까지는 그렇게 조명이 안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의욕에 비해서 작가들도 관심이 덜한 편이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잖아요. 다행스러운 것은, 위로를 삼는 것은 문학관에 들르는 시민들이 없던 공간이 생기니까 거기를 둘러보고 놀라는 거예요. 화성에 이런 작가들, 이런 작품들이 있었어? 하고 말이죠. 시와 소설, 문학작품들을 통해서 자기 공간, 자기 장소를 다시 보게 되는 거죠. 아직까지는 너무 미미합니다. 기획전시라는 것이 예산이 없으면 힘들잖아요. 시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노작홍사용문학관이 추구하는 역할은 무엇일까요.

 

저는 노작문학관이 해야 할 역할은 커뮤니티 리터러처라고 생각해요. 커뮤니티 아트라는 말이 공공미술이잖아요. 그러니까 노작문학관의 역할은 공공문학인 겁니다. 문학을 통해서 어떻게 공공적 가치를 어떻게 시민들과 공유할 것인가, 이걸 사유하고 실천하는 겁니다. 저는 이것을 문학의 재발견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문학이 한국문학을 재발견하고, 나아가 세계문학으로 향하는 하나의 출구일 수 있어요. 그 답이 지역문학에 있는 거죠. 서울에서는 지역문학을 마이너 리그로 보지만,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지역문학에 가치를 부여하고 재조명하면, 화성의 지역문학이 한국문학을 재구성하고, 이걸 통해서 세계문학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봅니다. 화성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예요. 동탄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서울에서 활동하는 문인들이 동탄으로 많이 내려오고 있어요. 화성 지역문학관이 이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커뮤니티가 될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들이 뿌리내리고 안착할 수 있도록이요.

 

 

▲ 화성 지역문학관 개관 기념 첫 기획전 ‘화성 문학에 길을 묻다’가 노작홍사용문학관 2층에서 7월 말까지 열린다.  © 화성신문


 

-마무리 한 말씀 해주세요.

 

우리는 자신들이 원래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독자성을 잃어버린 시대에 살고 있어요. 문학측면에서는 장소 상실의 시대, 개성과 생명성과 고유한 풍경의 상실 시대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네요. 얼마 전에 화성탐사 로켓이 화제가 됐어요. 저는 화성 지역문학관이 지상의 화성탐사 로켓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의 별 화성 탐사도 중요한 일이지만, 화성 지역문학관을 이 땅 위의 별자리로 만들겠다는 그런 포부를 가져 봅니다. 이제 첫 삽을 떴네요. 하하.

 

김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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