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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90]
사랑을 표현하는 다섯 가지 방식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1/12/20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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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H 대표는 다정다감하고 배려심도 많다. 그는 부인과 대화할 때 공감도 많이 해 주고 감사 표현도 잘 한다. 그리고 부인이 잘 한 것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인은 H 대표에 대해 그리 썩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있었다. 가끔 던지는 부인의 한마디는 H 사장을 찌르는 비수 같았다. “말로만~” 부인의 말이다. H 대표는 항상 말로 감사를 표하고, 말로 사랑을 전하려고 했다. 말은 참 잘 했다.

 

그런데 부인이 원하는 것은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H 대표는 부인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궁금해 하면서 부인의 행동을 자세히 관찰해 보았다. 부인은 남에게 무엇인가 해 주는 것을 무척 좋아했다. 음식을 만들어 주기도 하고, 일이 있으면 이웃에 가서 도와주기도 하고, 봉사 활동이니 뭐니 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러한 모습을 보고 H 대표는 부인의 일을 좀 도와주어 보았다. 부인의 반응은 놀라웠다. 

 

H 대표는 말로 사랑을 전달하고 있었는데, 그의 부인은 행동으로 자신을 위해 뭔가를 해 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부인이 남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도 사랑을 전하는 그의 방식이었던 것이다. H 대표가 부인이 원하는 것을 알아내기는 하였으나 행동으로 그것을 자주 보여 주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부인에게 물어보았다. “내가 당신을 위해 많이 해 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으니 꼭 내가 해 주었으면 하는 것 하나만 나한테 맡겨봐. 뭐면 좋겠어?” 그렇게 해서 ‘쓰레기 분리수거’를 맡았다. 

 

그런데 거기서 또 문제가 생겼다. 분리수거를 냉큼 냉큼 알아서 한 게 아니라 항상 늑장을 부리다가 부인이 하라고 할 때 그때 했던 것이다. 그런 것은 부인에겐 의미 없는 것이었다. 물어보지 않고, 제 때 스스로 하는 것, 그것이 부인에게는 사랑의 표현이었던 것이다. 시행착오를 겪은 후 오늘날은 H 대표가 ‘자발적으로’ 분리수거를 하고 있다. 가정은 항상 평화다.

 

오랫동안 가족 상담을 하던 개리 채프만(Gary Chapman)은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에 다섯 가지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첫째는 긍정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이고, 둘째는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며, 셋째는 선물을 주는 것이고, 넷째는 무언가를 해 주는 것(봉사)이며, 다섯째는 신체 접촉(스킨십)이다. 이 다섯 가지는 누구나 쓰는 방법이고 또 누구에게나 필요한 방법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각각 주로 쓰는 방법이 있는 것이다. 본인이 주로 쓰는 방법은 또 본인이 주로 받고 싶은 방법이기도 하다. 상대와 좋은 관계를 맺으려면 상대가 1차적으로 선호하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한다.

 

H 대표의 1차적인 방법은 ‘긍정 표현’이었지만, 그 부인의 1차적 방법은 ‘봉사’였다. 그래서 서로 엇박자가 났던 것이다. 엇박자 경험이 쌓이게 되면 서로가 ‘이상한 사람’이 되고 멀어지게 된다. 다행히 H 대표는 위기에 빠지기 전에 부인의 1차 방식을 이해하게 되었고, 그에 맞추어 소통을 하게 되었다. 그럼 부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부인은 남편이 기대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해 줄 필요가 있다. 남편에게는 말로 인정하는 표현, 감사하는 표현을 좀 더 많이 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P 사장에게는 아들이 둘 있다. 첫째 아이는 어릴 때부터 몸을 부딪치며 노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데 둘째는 전혀 아닌 것이다. P 사장은 그런 둘째를 이상하게 생각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둘째는 선물에 의미부여를 했다. 아빠 생일, 엄마 생일에 둘째는 무척 신경을 쓰며 뭔가 새롭고 특이한 선물을 준비하느라 애를 썼다. 그런 성향이 본인 생일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남들이 대충 주는 선물은 기분 나빠했다. 큰 아들은 생일 선물에 그렇게 예민하지 않았다.

 

상대의 1차 방식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무척 중요하다. 그런데 1차 방식을 오해할 수도 있다. 가령 위 H 대표의 부인이 마음이 너그러워 남편의 1차 언어인 말로 표현하는 것을 잘 맞추어 주었다 하자. 그럼 H 대표는 “내 아내도 나처럼 1차 방식이 긍정 표현이야.” 이렇게 오해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럼 결국 부인의 진짜 1차 방식인 ‘봉사’는 채워지지 못하게 될 것이다. 억지로 내게 맞추어 주고 있는 건지, 진짜 성향이 그런지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상대의 진심을 이해하고 그리고 나의 진심도 제대로 알려줄 필요가 있다.

 

직장에서나 거래 관계에서도 채프만의 다섯 가지 방법은 유용하다. 언어 표현에 특히 예민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뭔가 일을 도와주면 특별히 감동하는 사람이 있고, 같이 시간을 보내거나 악수 같은 스킨십을 많이 하는 사람이 있다. 일단 주파수를 맞추어 보라. 그 다음 소통은 쉬워진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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