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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 130]
지역 공동체 강화하는 2022년 되길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1/03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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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희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화성신문

 

 

미국 유명 대학의 교양 수업에서 벌어진 일이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언급하던 교수는 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을 한 명씩 강단으로 불러내 질문을 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장점이 무엇인지, 학점은 얼마나 되는지 등을 물었다. 미국 학생은 자신은 머리도 좋고 테니스를 잘하고 크로스컨트리를 잘한다고 대답한다. 학점을 묻자 3.0이 조금 넘는다며 잘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한국 학생은 자신은 잘하고 싶은 마음이 많은 편이며, 학점도 머뭇거리며 3.0이 넘는 수준이라고 했다. 왠지 자신이 없는 태도였다. 그러나 교수가 집요하게 묻자 귓속말로 3.6정도라고 했다. 굉장히 쑥스러워하며 대답을 하는 한국 학생은 원래는 2학년이지만 조기 졸업 예정자라고 했다.

 

강의를 듣던 청중들은 모두 놀랐다. 유명 대학을 조기 졸업할 정도의 실력자가 자신감 없어 하는 모습에도 오히려 더 놀랐을 것이다. 미국 학생과 한국 학생의 실력 차이는 굉장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국 학생의 과도한 겸손함에 사람들은 더 놀랬던 것 같다.

 

교수는 이처럼 동양과 서양 문화의 가장 큰 차이 중 하나가 서양은 자신의 장점을 부각하고 장점을 찾는 방식으로 사람을 성장시킨다면, 동양은 자신의 부족한 점을 찾아서 보완하고 정비하면서 사람을 성장시킨다며 두 문화의 차이를 설명했다. 

 

어쩌면 한국인들의 겸손하지만 만족을 모르는 삶의 태도에 대한 단면을 본 것 같았다. 한국인들은 세계적으로 삶의 만족도가 낮은 사람들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10위권에 드는 경제대국이다. K-pop을 비롯한 각종 문화적 역량을 떨치고 있는 한류의 나라이지만 국민들은 행복해 하지 않는다. 세계적인 기업들을 가지고 있고, 유명한 운동 선수들이 세계인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인의 삶의 만족도가 낮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의 내면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의 ‘더 나은 삶 지표(Better life Index)’에 따르면 한국은 사회의 공동체를 측정하는 부문에서 매우 취약하며, 브라질과 러시아 수준이다. 공동체를 측정하는 지표는 그 나라 지역 사회의 지지망이 얼마나 강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살펴보게 되어 있다. 지역 사회 공동체가 중요한 이유는 언제든지 인간에게 직업을 얻을 수 있게 하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경제적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정서적인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누군가 자신을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인들 중 72퍼센트만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는 OECD 34개 국가들의 평균인 88퍼센트에 크게 못 미치는 숫자다. 한국은 그 외에도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 33위, 건강 31위, 환경 30위, 삶의 만족도 29위, 웰빙 27위 등으로 삶의 질과 관련된 지표들이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물론 좋은 것도 있다. 안전 6위, 교육 4위, 통치 행위 4위였다. 

 

좋은 것도 많은데 굳이 좋지 않은 지표를 언급하여 연말 기분을 망치려고 하는 것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한민국은 매우 훌륭한 국가이고 강한 국민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게 부족하고 약한 부분을 찾아서 보완하고 정비하면서 성장하는 동양적인 방식으로 돌아봐야 한다.

 

특히 지역 사회 지지망은 우리 시가 관심을 가져야 할 지표가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발전하는 도시이자 인구 증가가 빠른 도시인 화성시는 지난 20여 년 동안 급격한 변화를 겪어 왔다.  동탄1, 2 신도시를 비롯해 새롭게 화성시로 찾아오는 이주민들과 앞으로 건설될 새로운 진안신도시 등도 우리 시에 활력을 주고 있다. 하지만 넓지만 새롭게 형성된 지역 공동체가 정착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게 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원주민들의 피로감도 클 것이며 사회적 취약 계층도 늘어날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어쩔 수 없는 도시화 과정의 양지와 음지다. 하지만 2022년에는 우리 시의 발전과 함께 지역 사회 공동체의 취약한 부분을 점검하고 살펴보는 균형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의 종식과 함께.    

 

badwork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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