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186]
도파민 디톡스에 도전해 보자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3/20 [09:17]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전준희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화성신문

얼마 전 산책 중에 만난 한 가족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30대 초중반으로 보이는 엄마와 아빠는 다정히 대화를 나누며 산책을 하고 있었고, 아빠는 유모차를 밀고 있었다. 유모차에는 귀여운 두 아이의 실루엣이 눈에 띄었다. 여느 행복한 가족의 산책 장면이었다. 

 

전국에서 아동청소년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가 우리 화성시라는 것을 아는가? 가족의 산책 장면은 중년 아저씨의 입가에도 가벼운 미소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던 중 자연스럽게 유모차 안 두 아이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며 시선을 옮기던 중 다소 충격을 받았다. 충격 받은 것은 유모차 속 두 아이가 각자의 스마트폰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따스한 봄날의 풍경은 아이들에게는 무관심의 영역이었다. 사실 이런 장면은 오늘날 매우 흔하다. 식당에서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 빠져 있는 아이들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아동이나 청소년들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것은 도파민과 관련이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얻는 다양한 경험들(예: 게임에서의 승리, SNS에서의 좋아요 등)은 뇌 내 도파민 시스템을 자극하여, 도파민의 분비량을 증가시킨다. 이러한 도파민 분비 증가로 인해 스마트폰 사용이 중독적으로 느껴질 수 있으며, 스마트폰 사용을 계속하려는 욕구를 유발하게 된다. 사실 이러한 현상은 중독성 물질(알코올, 마약 등) 사용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한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이 장기적으로 계속되면서, 도파민 수용체의 감수성이 낮아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는 스마트폰 사용을 더욱 빈번하게 해야만 도파민 분비량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러한 패턴을 우리는 중독이라고 부른다. 

 

도파민은 1950년대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뇌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인간행동 및 정신질환과 관련된 많은 질병과 증상이 불명확하게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도파민의 발견은 정신질환과 관련된 많은 질병과 증상을 다루는데 있어서 혁명적인 역할을 했다. 예를 들어, 도파민이 우울증, 조울증, 파킨슨병, 결핵 등과 같은 질병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밝혀졌고, 이를 바탕으로 이러한 질병과 관련된 약물 개발 및 치료 방법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었다. 또한, 도파민이 인간행동과 관련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도 밝혀졌다. 예를 들어, 도파민 수준이 높은 상황에서는 보상을 받는 행동이 강화되는 것이 관찰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경제학 분야에서 보상이란 개념이 발전되기도 하였다. 

 

최근 유행하는 용어 중 하나가 도파민 디톡스(Dopamine detox)이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 게임, SNS 등 인간의 도파민 의존성을 높이는 것이 넘쳐나는 세상에서 살고 있는 인간에게 도파민에 대한 의존성 줄이기를 목표로 나온 개념이다. 도파민 디톡스를 실천하는 방법은 스마트폰, 인터넷, 게임 등의 디지털 매체를 일정 기간 동안 사용하지 않는 것으로 이야기되곤 한다. 도파민 디톡스의 효과는 스트레스가 감소하고, 자기효능감이 증진되며 인지 기능도 나아지며 전반적인 삶의 질도 향상된다고 한다.  

 

현대인에게 도파민을 중단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과제이다. 다만 도파민에 대한 의존성을 낮추는 것은 필요하다. 자, 우리도 내일 산책이나 운동할 때 스마트폰 없이 나가보면 어떨까? 잠자리에 들어서, 스마트폰을 보다 잠들기보다는 조용히 자신의 호흡에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 혹은 일기를 써보며 유튜브 쇼츠(shorts)의 도파민 홍수를 피해보는 것은 어떨까? 잠자리에 드는 아이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며 잠드는 것은 어떤가? 

 

badworker@daum.ne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