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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58]
웨이터 규칙: 리더의 인품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7/03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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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미국 방산 기업 레이시언(Raytheon)의 CEO를 지낸 빌 스완슨(Bill Swanson)은 그가 현장에서 터득한 경영 노하우 33개를 정리하여 책으로 펴냈다(2011). ‘책에서는 찾을 수 없는 비즈니스 규칙 33가지’가 그것이다. 거기에는 참 지혜로운 것이 많다. 몇 개만 소개하자면….

 

▷비판적이지 않다면, 그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게 아닐 거다.

 

▷무엇이 빠졌는지 찾아보라. 들어있는 것을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은 많겠지만, 빠진 것을 찾아내는 사람은 적다.

 

▷당신은 읽은 것의 1/3만을, 들은 것의 1/2만을 기억하겠지만, 당신이 느낀 것의 100%를 기억할 것이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당신보다 한 단계 윗사람이라고 생각하고 결정하라.

 

그런데 33개 규칙 중에서 독자들에게 가장 공감을 준 것이 32번째에 이야기한 ‘웨이터 규칙(Waiter Rule)’이다. 웨이터 규칙이란 이런 것이다.

 

“당신에게는 친절하지만, 웨이터나 다른 사람에게 무례한 사람은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는 그의 책에서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한번은 점잖은 비즈니스맨들이 고급 식당에서 만찬을 즐기고 있었다. 그런데 서브하던 웨이터가 그만 실수로 한 손님에게 와인을 쏟았다. 옷을 버린 사람은 순간 불같이 화를 내면서 이렇게 얘기했다. “당신 지금 미쳤어? 내가 누군지 알아? 지배인 나오라고 해!” 그런데 그 자리에는 브렌다 반스라는 의류업계의 거물이 있었다. 그는 화를 낸 그 사람 하고 거래를 하려던 참이었다. 이 일로 그 거래는 날아가고 말았다. 웨이터에게 무례한 사람은 거래할 만한 인품을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유명 IT기업 위트니스 시스템의 대표인 데이브 굴드도 이와 비슷한 일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옷을 버린 신사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마침 아침에 샤워를 못 했는데 잘됐네요. 양복도 사실은 싸구려니까 너무 신경쓰지 마세요” 하면서 오히려 웨이터를 위로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데이브는 주저하지 않고 그와 그 자리에서 계약을 체결했다. 웨이터에게 이렇게 친절하고 배려심을 보인 사람은 믿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필자가 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원장을 하고 있을 때였다. 정선 하이원 리조트에서 워크숍을 하게 되어 동문회 VIP가 여러분 오셨다. 

 

의식행사를 마치고 식당에서 식사를 하는데 사달이 나고 말았다. 카트에다 찌개 그릇을 담아와서 식탁에다 올려놓으려는 순간 카트 바퀴가 잘못되어 뜨거운 찌개 그릇이 동문회장 손을 덮친 것이다. 동문회장은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몇 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흉터가 남아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건 옷에 와인을 쏟는 것과는 비교도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런 사고를 당했지마는 동문회장은 침착함을 잃지 않고 오히려 서비스하는 사람을 위로해 주었다. 그분 성함이 김진영이었다. 김진영 회장의 인품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사람들은 지위가 높은 사람에게나, 자신과 관계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친절하고 잘해준다. 그러나, 웨이터같이 지위가 좀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 또는 자신과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무례하게 구는 경향이 있다. 인품은 그럴 때 나타나는 것이다. 

 

C 씨는 공기관의 책임자로 있다. 그런데 최근에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당황했다. 관계 공무원들이 직원들에게 매우 불친절하게 대한다는 것이다. 뭔가 지시를 할 때도 자초지종 배경 설명 없이 뭐를 해내라 하고는 또 자료를 만들어주면 잘못되었다고 야단을 친다는 것이다. C 씨가 믿을 수 없는 것은 그 공무원이 자신에게는 엄청 친절했기 때문이다. “요즘 공무원들 많이 달라졌어” 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었던 것이다. 그 후로 C 씨는 그 공무원과 매우 신중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웨이터 규칙은 사실 알게 모르게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일상생활의 룰이다. 내가 그 룰에 따라 다른 사람을 평가하고, 또 다른 사람도 나를 그런 잣대로 평가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 규칙에 따라 내가 억울하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도 있다. 인품이 나쁘다는 평가를 받기 싫으면 웨이터, 경비, 미화원, 기사들에게 잘해주어야 한다. 이들에게 특별히 신경 써서 말이다.

 

그렇다면 일부러 가식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인가? 가식적이라도 일단 시작하라. 계속하다 보면 귀하의 인품이 좋아질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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