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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70]
일체감은 어디서 오는가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10/16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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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펜데믹으로 1년 연기된 아시안 게임이 중국 항저우에서 2023년 9월 23일부터 10월 8일까지 16일간 열렸다. 

 

이번 대회에는 45개국 1만 2천 명의 선수단이 참가했으며, 한국은 역대 최대규모인 1,140명의 선수단을 파견했다. 우리는 금메달 42개를 비롯하여 총 190개의 메달을 따 중국, 일본에 이어 3위를 했다. 많은 게임이 있었지만, 폐막 전날 열린 한일전 축구 결승전에서 일본을 이기고 3연패 한 것이 백미였다.

 

아시안 게임이 열리는 순간 우리는 모두 하나였다. Team Korea였단 말이다. Team Korea~. 얼마나 멋진 것인가! 우리는 올림픽, 월드컵 그리고 중요한 국제경기가 있을 때마다 하나가 된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 게임에는 39개 종목에 출전하였으나 어떤 종목이냐에 상관없이 우리는 모두 하나였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힘을 합하여 상대와 싸워야 하고 힘을 합하여 어려운 일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조직원이 하나가 될 수 있는가? 일단 물리적으로 하나를 만들어야 한다. 팀원으로 발령을 내야 하고, 팀원이라는 자격을 부여해야 한다. 증명서와 명함이 필요하다. 그리고 한 공간에 있어야 하고 같은 유니폼이나 식별 기호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깃발과 마크가 중요하다. 팀 코리아 선수들은 언제나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다.

 

그런데 문제는 물리적으로만 하나가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리적인 하나는 1+1이 2가 되는 것이다. 그런데 심리적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은 1+1이 3도 되고 10도 되는 것을 말한다. 팀 구성원들이 모두 ‘마음으로’ 하나라고 느끼는 것 곧 ‘일체감’을 갖는 것이다.

 

일체감 조성에 가장 큰 도움을 주는 것은 구성원들이 경험을 함께 나누는 것이다. 한동네에서 오래 살다 보면 그 자체로 동네 사람들이 일체감을 갖게 되고, 한 조직에서 오래 근무하게 되면 장기근속자들은 자연스레 일체감을 느낀다. 국제경기에 나가는 스포츠 선수들은 합숙을 하고 고된 훈련을 하면서 일체감을 키운다. 구성원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좋은 일도 경험하게 되고 나쁜 일도 경험하게 된다. 시합에서 이긴 신나는 경험 그리고 경기에 진 쓰라린 경험 이런 것이 구성원들을 하나로 만든다. 

 

조직원들을 하나로 만드는데 경험 공유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그런데 경험 공유만 기다릴 수 없다는 데 문제가 있다.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할 뿐만 아니라, 경험이 많은 사람과 경험이 적은 사람 간의 격차를 줄일 수가 없다. 그래서 해야 하는 게 일부러 일체감 조성을 위한 경험을 만드는 것이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나 의식을 만드는 것 말이다. 회식 자리가 그런 목적을 가지고 하는 것이기는 하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이런 자리를 싫어하기 때문에 창립기념 체육대회를 한다거나, 오픈 하우스 행사를 하거나, 전 직원 제주도 여행을 할 수도 있다. 좀 더 업무와 관련지어서 아이디어 발표대회 같은 것을 설계할 수도 있다. 타운홀 미팅 같은 대화 이벤트를 열 수도 있다. 

 

그리고 또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경험을 공유하는 대신 스토리를 나누는 것이다. 스토리를 나누는 것은 간접경험을 공유하는 것이다. 스토리는 나의 경험이 아니라, 창업자의 경험이고 선배들의 경험이고 우리들 영웅의 삶이다. 그래서 거기에는 재미도 있고 우리가 소중히 생각하는 가치가 들어 있다.

 

우리 한국인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한국인이라 느끼지 않는다. 단군신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고, 춘향전, 심청전 같은 소설을 통해 가상적인 세계를 함께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소속하고 있는 아주대학교가 올해 50주년을 맞았다. 

 

아주대학교는 현재 재학생이 1만 4000명 정도 된다. 이들이 ‘아주’에 대해 일체감을 느끼고 있을까? 아주인들을 어떻게 하나의 아주인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필자는 재학생들에게 아주의 탄생 스토리와 아주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모아 전하기로 했다. 아주는 왜 이름이 아주인지, 왜 수원에 위치해 있는지, 왜 졸업식에 프랑스 대사가 오는지 이런 이야기들 말이다. 다행히 필자의 이야기를 듣고 비로소 아주인이 되었다는 학생이 많았다.

 

리더는 그래서 스토리 텔러이기도 해야 하고 스토리 메이커이기도 해야 한다. 리더가 일만 완성하면 되었지 하면 그것은 역할의 반만 하는 것이다. 리더는 사람을 움직여야 하고 일체감을 조성해야 하고, 그래서 심리적인 에너지를 극대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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