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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29]
서번트 리더십과 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3/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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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석 협성대학교교수 경영학박사     ©화성신문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이란 종의 신분으로 추종자를 섬긴다는 섬김의 리더십이다. 원래 리더십이란 부하를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의미에서 볼 때 서번트라는 말과 리더십이란 말은 서로 잘 맞지 않는다. 실제로 서번트 리더십을 처음 주창한 로버트 그린리프도 이 말에 동의하고 있다. “원칙중심의 리더십”을 주창했던 스티븐 코비 박사도 이제는 관리자의 시대에서 서번트 리더십의 시대로 리더의 역할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리더의 역할이 바뀌면서 기존의 통솔력보다는 청지기 정신이 더욱더 중요하게 됐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서번트 리더십은 “너희 중에 누구든지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서번트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모든 사람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내가 온 것은 섬김을 받으려 함이 아니요, 오히려 섬기려 하고 내 목숨을 모든 사람의 대속물로 주려 함이니라”(마가복음 10장 43b-45)는 그리스도의 말이 생각나게 할 만큼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서번트 리더십은 원래 미국 최대의 기업 AT&T의 경영교육담당 부사장까지 지낸 로버트 그린리프가 1960년대 말 학생운동이 치열하게 일어났을 때 고민의 결과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서번트 리더십은 헤르만 헤세의 “동방순례”라는 소설에서 힌트를 얻었다.

 

헤세의 이 소설은 신비로운 여행 길에 오른 여행단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레오는 여행단의 잡일을 도맡아 처리하는 서번트로서 여행단의 일원이지만, 여행단이 지치고 힘들어할 때는 노래를 불러 활기를 불어넣어 주었다. 그는 평범한 존재가 아니었다. 덕분에 여행길은 순조로웠다. 그러나 레오가 사라지면서 여행단은 혼란에 빠지고 결국은 여행 자체를 포기하고 만다. 서번트 레오가 없이는 여행을 계속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행단의 일원이자 이 소설의 화자(話者, 아마도 헤세 자신이라고 추측함)는 몇 년을 방황한 끝에 마침내 레오를 만나고, 그 여행단을 후원한 교단을 찾게 된다. 그는 그때 비로소 서번트로만 알고 있던 레오가 실제로는 그 교단의 수장이자 정신적 리더임을 깨닫게 되었던 것이다. 

 

리더란 올바른 방향과 비전을 제시하고 그곳으로 인도하는 사람이다. 18세기 퀘이커교도인 존 울먼이라는 사람은 거의 혼자 힘으로 퀘이커교도들에게 노예제도를 폐지하도록 한 사람이다. 당시 퀘이커교도들은 대부분 부자여서 노예들을 소유하고 있었는데, 존 울먼은 이 제도를 없애야겠다는 목표를 세우고는 거의 30년 동안 아무런 소동도 일으키지 않고 온건한 방법으로 동료들에게 노예제도를 포기하도록 설득하였다. 한 번에 한 사람씩 만나면서 30년 동안 퀘이커교도들을 설득한 결과 1770년, 남북전쟁이 일어나기 백년전 퀘이커교도들은 모두 노예제를 폐지했다. 만일 존 울먼 같은 사람이 10명만 있었다면 60만명이 희생된 남북전쟁은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최근 미국을 움직이는 교회 중에서 불과 150명의 작은 공동체로서 가장 영향력 있는 세이비어 교회를 만든 고든 코스비 목사님은 서번트 리더십의 살아있는 모델이다. 예일대학과 히버드대학에서 20년간 상담심리학을 가르쳤던 영성신학자 헨리 나우엔도 코스비 목사님의 영향을 받아 일생이 보장된 교수직을 떠나 캐나다 토론토의 정신박약장애인 공동체로 들어가서 죽을 때까지 그들을 섬겼다. 코스비 목사님은 노숙자들을 위한 병원과 가난한 노인들을 위한 복지사역 그리고 매년 500명이 넘는 마약중독자들과 알코올중독자들을 치료하는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150명의 교인이 75개의 사역을 섬기는데 매년 100억원 이상의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의 밥퍼 목사님이다.

 

필자는 리더십 워크숍이 있다면 세계 어디서 열리건 달려가곤 했다. 기회가 닿는다면 세이비어 교회의 서번트 리더십 학교(Servant Leadership School)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

 

tetkorea@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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