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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선 칼럼│예술과 도시 이야기 3]
다름은 아름다움의 필요조건이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4/08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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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동선 소다미술관 관장     ©화성신문

아마도 예술가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 하나가 자신의 작품이 누군가의 것과 같다는 말이 아닐까? 예술가들은 일생을 거쳐 자신만의 표현법을 찾고 ‘다름’을 유지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한다. 다름은 자신의 정체성이며 아름다움의 필요조건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매일 듣는 음악은 어떠한가? 아름다운 음악이라는 것은 서로 다른 음들이 모여 조화를 이룰 때, 우린 아름답다고, 그것을 통해 영감을 받는다고 한다. 한가지 음만이 유일하거나 크다면, 우린 음악이라고 부르지도 않을 것이다. 우리는 모두 자신을 다르게 표현하고, ‘네’ 가 아닌 ‘나’로 있으려고 사회에서 계속적인 투쟁을 벌인다. 

 

그럼 자연은 어떨까? 침팬지 박사로 유명한 제인 구달의 ‘생명의 그물망’의 비유처럼 자연은 저항력과 지속 가능함을 위해 포용과 진화를 통해 생물다양성을 지켜나간다. 다름은 이렇게 아름다울 뿐 아니라 균형을 맞추는 힘을 가지고 있다.

 

인류의 진화를 통해 1만 7000여개의 색상을 구분할 수 있는 인간의 눈은 다양한 색이 모여 만든 컬러 팔레트를 보면 아름다움을 느낀다. 여러 다른 색들이 모인 색상 팔레트의 다름’에는 위계가 없다. 색이 다르다고 말하지, 차이가 난다고 말하지 않는 이유이다. ‘다름’은 다른 조건들을 동일하게 인정할 때 구분의 기준이 된다. 

 

반면 ‘차이’는 많고 적음, 높고 낮음과 같이 위계를 통해 차별성을 갖는다. 즉 가지고 있는 조건으로 인해 할 수 있음과 없음이 결정된다. 우리는 다름을 원하지만, 차이는 두려워한다. 차이가 나면, 우리가 속한 무리에서 할 수 없는 존재(disabled), 의존적인 존재, 배제되는 존재가 되는 경험 때문이다.

 

여성학을 연구하는 킴 닐슨은 그의 저서 ‘장애의 역사’에서 장애란 사회에서 무엇을 최고의 가치로 두느냐에 따라 계속 변화하는 개념으로 미국의 역사를 볼 때, 시대에 따라 여성, 이주민, 원주민, (아프리카계)노예를 장애로 분류했으며 그들의 권리를 박탈했다고 한다. 즉 장애라는 개념은 그 시대 사회의 기능이나 역량을 통해 규정된다. 사실 그리 긴 역사도 아닌 것이 놀랍다. 

 

그럼, 현재는, 가까운 미래는 어떠할까? 인공지능(AI)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우리의 물리적 어려움과 노동을 해결해 주는 것을 넘어서, 인간 고유의 분야로 여겨졌던 창작과 생산, 그리고 돌봄을 대신(체)해 가고 있지 않은가. ‘만물의 영장’류의 위계적인 사고방식에서 이런 미래는 우리 종의 위협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SF소설가 천선란 작가의 ‘천 개의 파랑’에서는 효율성 없는 것을 버리고 배제하는 우리가 스스로 쌓아놓은 인간 중심적, 비장애 중심적인 믿음 체계에서 경제성과 생산성이라는 기준에서 배제된 나약한(disabled) 존재들이란 척추성 소아마비로 휠체어를 탄 소녀,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달리는 경주마가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앞서가지 못한 이들, 후천적으로 재해나 사고로 기능을 상실한 이들, 즉 우리 모두가 아니냐는 질문을 던진다. 

 

 2017년 기준 장애인의 88%가 후천적 장애라는 것, 그리고 초고령사회로 급발진하고 있는 한국에서, 우리가 차이의 편견으로 생명을, 환경을 바라보고 있지 않은지 질문할 때이다.

 

봄꽃들로 아름다운 지금, 불편한 질문을 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 있다. 현재 소다미술관(화성시 안녕동)에서 화성시 지원으로 장애를 다양성의 관점으로 보는 기획전시를 오는 4월 20일까지 진행한다. 올해 3년째를 맞이하는 ‘Palette: 우리가 사는 세상 2024’는 장애·비장애 작가들 함께 회화, 영상, 설치 등 다양한 예술 매체를 통해 모두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전시는 다양한 색이 모이고 섞여 아름다운 컬러 팔레트를 만드는 것처럼, 우리가 사는 세상에 교감과 이해를 통해 따뜻한 공감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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