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오피니언 > 기고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고] 나의 살던 고향 매향리는 미군 전투기 날던 전쟁터였다 ③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4/08 [09:2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 전만규 매향리 지킴이     ©화성신문

매향리는 남북 분단의 냉전 이데올로기의 표상이며, 외세와 국가 권력이 합작해 저지른 부당한 폭력에 의한 희생의 상징이 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외 여러 단체와 매향리 주민과의 민중연대 투쟁으로 이어져 국내외적인 반전 평화의 화두와 반미 투쟁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그 결과 2000년 8월 농섬을 제외한 육상 기총사격 훈련이 중단됐으며, 2004년 3월 ‘국가는 주한 미군 전투기가 야기한 소음피해로 인해 오랜 세월 특별한 희생을 겪은 매향리 주민들에게 배상하라’는 대법원 승소 확정 판결을 받았다. 철옹성 같았던 매향리 미군 전투기 국제폭격장을 54년만인 2005년 8월 완전 폐쇄함으로써 매향리 주민들은 해방과 평화를 맞이했다.

 

2024년 4월 현재 쿠니사격장이 폐쇄된지 19년의 세월이 지났다. 폭탄이 떨어졌던 농섬 앞 갯벌에는 세계적인 희귀 보호종이며 천연기념물인 검은머리 물떼새, 저어새, 알락꼬리 마도요 등 각종 철새들이 돌아왔다. 쿠니사격장 터에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유소년 야구장인 ‘화성드림파크’가 들어서 국내외적 대회가 진행되고 있고, 총·폭탄이 터지던 폭발음 대신 유소년들의 즐거운 함성과 타구 소리가 가득하다. 이제 주민들은 화성시와 함께 매향리 미군기지 반환 기념일인 올해 8월 30일 미군기지 존치 건축물들과 매향리 평화기념관을 뮤지엄 콘텐츠 시설 조성을 통해 개관을 준비하고 있다.

 

평화, 생태공원 및 평화기념관은 자연과 인간이 함께 공존하는 공간으로 전쟁과 파괴, 포연 속의 비탄에서 생명, 평화의 매화 향기가 피어오르는 곳이다. 또한 지난 삶에 역사를 기록하고, 깊은 상처를 치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반전, 평화를 갈망하는 지구인들의 소망이 담겨진 공간. 반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국내외적인 굵은 민중연대 투쟁의 역사를 기록하는 공간. 미래 세대에게 반전, 평화 및 인권과 환경보호에 대한 교육적인 공간 등이 매향리 평화생태공원 및 매향리 평화기념관의 의미인 것이다. 

 

매향리 평화생태공원과 함께 화성호 습지의 억새풀과 각종 철새들이 함께 만드는 아름다운 풍경은 천혜의 힐링 공간이 될 것이다. 

 

매향리 갯벌의 수산자원 생산 외에 오염물질 정화, 탄소흡수, 재해방지, 생태관광 및 자연 휴양의 문화적 가치는 신이 내려준 축복이다. 화성 갯벌은 약 2200억원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수원시의 일부 몰지각한 정치인들과 토건 세력들이 수원전투기비행장을 화성호 간척지로 이전하겠다는 탐욕에 필자는 분노를 넘어 절망과 억장이 무너져내린다. 장장 54년간의 미군 전투기 폭격연습장으로 극심한 피해와 고통을 입었던 매향리 주민들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수원전투기비행장을 이곳 매향리 화성호 간척지로 이전하겠다는 야욕은 인간이 아닌, 짐승의 심보인 것이다. 

 

화성시 갯벌과 습지는 우리나라가 보유한 최대의 보물이고 2000만 수도권 시민들의 쉼터가 될 천혜의 자연 자원이며, 수도권 시민들에게 제공되는 식량 창고이기도 하다. 즉 1991년 농어촌진흥공사에서 발주한 화옹지구 간척지는 수도권의 도시 개발로 잠식되는 농경지 대체와 21세기 남북통일을 대비해 식량안보를 위한 절체절명의 국가사업이라는 미명 하에 인근 영세 어민들의 생존권마저 짓밟으며 강행한 사업이었다. 그런데 불과 30여년 만에 식량안보의 명분은 사라지고, 허울 좋은 민군통합국제공항이라는 꼼수로 정경 유착의 탐욕을 위하여 국민과 인근 영세 어민들을 또다시 기만하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가 없다. 

 

매향리 갯벌과 화성호 간척지는 다음 세대들에게 물려줘야 할 소중한 자산이므로 우리 시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대동단결함으로써 끝까지 지켜내야 한다.     

 

 -  끝.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