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살인의 추억’을 말하지 말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09/02/02 [13:42]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지난 2006년 6월 이후 경기서남부 지역에서 발생한 7건의 부녀자 실종사건의 범인이 검거되면서 또다시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군포 여대생 실종사건의 범인을 검거, 여죄를 추궁하는 과정에서 화성시 비봉면을 비롯한 인근 지역에서 발생한 부녀자 실종사건의 자백을 받아냄으로써 천인공노할 연쇄 살인마의 실체가 드러나 충격을 줬다. 자칫 미제에 빠질 뻔했던 사건이 해결돼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상당수의 범행 장소가 화성시 관내로 밝혀지자 시민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아직까지 미제로 남아있는 화성 부녀자 연쇄살인사건 때문에 ‘화성’ 하면 먼저 ‘살인의 추억’을 떠올릴 만큼 외지인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감안할 때 이번 살인사건은 가히 충격적이다. 화성시의 급속한 도시화로 인구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이 발생했으니 잊을 만 하던 악몽이 되살아난 느낌이다. 사람들은 대체로 부정적인 이미지를 먼저 떠올린다. 때문에 ‘화성’하면 대부분이 ‘연쇄살인사건’을 먼저 이야기한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외지에서 이사 온 사람들에게 친지들은 으레 걱정스럽다는 듯 안부 인사를 먼저 건넨다고 한다. 마치 화성시가 범죄의 도시처럼 인식을 하는 모양이다. 택시운전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외지에서 온 손님들은 ‘살인의 추억’을 운운하며 알은 체를 하기 일쑤여서 쓴웃음을 지을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러한 화성시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일각에서는 시의 명칭을 바꿔야 한다며 ‘개명론’까지 들먹인다. 얼마나 ‘화성’과 ‘살인사건’과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했으면 이번 사건의 범인이 수원 당수동에 거주하며 범행을 저질렀다고 당수동을 다시 화성시에서 가져가라는 어처구니없는 억지소리까지 나올까. 참고로 당수동은 예전 화성군 반월면 지역이다.

 그렇다고 ‘화성’이라는 이름을 단지 ‘살인의 추억’이 연상된다는 이유만으로 바꿀 수는 없다. 2025년 세계 25위의 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화성시에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보다 ‘충효예향(忠孝藝鄕)’이라는 정신이 오롯이 살아 숨 쉬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남이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다고 덩달아 부화뇌동해서는 안 될 말이다. 따지고 보면 이 또한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식의 편 가르기와 무엇이 다르겠는가.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결국은 대한민국의 테두리 안에서 벌어진 일이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 성숙한 대한민국의 모습을 보여준 국민이 아니던가. 사회의 밝은 면을 외면하고 어두운 면만을 들먹거려서는 곤란하다. 어두운 과거에 얽매이기보다는 훌훌 털어버리는 편이 개인이나 사회를 위해서도 이롭다.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했다. 기왕에 맺은 화성시와의 인연이라면 부정적인 생각은 과감히 떨쳐야 한다. 더 이상 ‘살인의 추억’을 말하기 보다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참에 ‘화성시 바로알기 운동’이라도 벌여보면 어떨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