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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규의 시가 보이는 창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09/05/1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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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져보는 거야
네 입술을
네 입술의 까슬함과 도드라짐
한숨과 웃음
만져보는 거야

만져보는 거야
네 귀, 콧망울과 콧등, 눈두덩
까슬함과 보드라움
헤아리지 않아
그냥 만져보는 거야
네 가슴
네 등, 네 엉덩이
허벅지와 발꿈치

만져보면서 가는 거야

                       '담쟁이' 전문   황인숙(1958- )


  경쾌한 촉각의 향연이다. 단순하지만 구체적이다. 삶이, 만져진다. 심지어 웃음소리도 만져진다. 한숨소리에 다다라서는 담쟁이 손끝도 풀이 죽어 시들해졌으리라. 쓰다듬는다. 위무한다. 애무한다. 먼 산을 보거나 티브이를 보거나 시선은 딴 곳에 가 있으면서도 곁에 앉아 있는 당신을 끝없이 만지고 쓰다듬는 손은 매끄럽고 아름답다. 사람들은 오감을 가지고도 늘 의견이 분분하고 엇갈리는데 담쟁이는 촉각 하나만으로도 저토록 푸르고 명징하게 뻗어간다. 일생을 담 쌓고 사는 깎아지른 마음의 절벽 위에 푸른 실로 수를 놓는 담쟁이는 세상에서 제일 부드럽고 예쁜 손을 가졌다. (이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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