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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곽지숙 화성시청소년성문화센터 센터장
“청소년 존중하고 지원하는 건 운명 같은 소명”
30여 년간 청소년과 함께 성장, “화성이 행복한 성문화 만들 것”
“역지사지·문어농부·다사리 정신, 나를 이끄는 세 가지 정신이죠”
 
김중근 기자 기사입력 :  2021/06/04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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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자신의 몸 주인이 자신임을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성적의사결정권도 자신의 선택권임을 자각하면 좋겠고요. 청소년들이 어떤 성관련 고민도 혼자 고민하지 말고 화성시청소년성문화센터와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1층에 위치하고 있는 화성시청소년성문화센터 곽지숙 센터장은 청소년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자기 인식과 자각이라고 강조했다. 자기 인식과 자각이 있어야만 진정으로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2013년도에 개관한 화성시청소년성문화센터는 청소년 성교육 전문기관이다.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설치 운영되는 기관으로 체험관 성교육, 찾아가는 성교육, 성상담 등을 통해 성에 대한 인식을 향상시키고 아동과 청소년의 특성과 발달 단계에 맞는 전문화된 성교육을 진행한다.

 

센터는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체험 중심의 성교육을 진행한다. 발달 단계에 따른 성교육 공간이 마련돼 있고, 성교육 프로그램 매뉴얼을 통해 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안목을 갖추어 건강한 성적 주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여성가족부와 화성시, 화성시여성가족청소년재단 지원을 받고 있다.

 

전문성을 갖춘 역량 있는 직원들과 열정으로 무장한 서른 명의 활동가가 청소년 성교육과 성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성교육 활동가는 90시간의 교육을 이수하고 강의 시연 등 최종 심의 후 위촉돼 찾아가는 성교육을 지원합니다. 인형극 활동가는 막대 인형극과 조명에 비친 그림자를 통해 공연하는 그림자극을 기획하고 운영합니다. 또 성상담 활동가는 성상담으로 청소년의 성에 대한 고민을 함께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화성시의 청소년 성교육 관련 풍부한 지원은 전국 58개 청소년성문화센터 중에서 단연 돋보입니다. 물론 화성시의 인구학적 특성과 지리적인 특성을 고려하면 좀 더 확장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화성시청소년성문화센터의 자랑거리로 맨파워와 풍부한 지원을 꼽은 곽 센터장은 지난 30여 년의 세월을 청소년과 함께해왔다.

 

“1990년 대학 졸업 이후 현재까지 31년 동안 다양한 현장에서 청소년이라는 세 글 자에 설레어 행복하고, 때론 아프고, 뿌듯함을 느끼며 청소년과 함께 성장했습니다. 교회교육지도자로 출발해서 YMCA청소년수련관, 청소년상담실, 청소년쉼터, 평택시청소년문화센터,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겸임교수 생활은 모두 청소년 관련 활동입니다. 결국 청소년 때문에 먹고 살았고 청소년과 함께 성장한 저는 청소년을 존중하고 지원해야만 하는 소명을 가진 사람입니다. 오래전에 만났던 한 청소년은 20년이 넘는 지기가 되어 함께 늙어가고 있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곽 센터장은 202011일 공개모집을 통해 센터장으로 부임하면서 화성시와 인연을 맺었다. 센터장은 요즘 청소년의 성문화 특징이자 문제점으로 형들의 문화에 대한 무분별한 추종을 꼽았다.

 

지난해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청소년의 또래 문화와 성별 젠더의식에 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어요. 연구 대상은 초등학교 6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이었습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여성혐오, 성희롱문화, 그리고 이로부터 확산되는 폭력의 문화 확산이 청소년들이 이용하는 매체와 문화 콘텐츠에 포함된 성인세대의 성차별적인 인식과 혐오적인 태도의 청소년에 대한 전수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형들의 문화에 대한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추종이 주된 원인이라는 겁니다. 청소년들에게 성은 필수적인 겁니다. 호기심으로 시작돼 우연히 접하게 되고, 놀라니 더 많이 알고 싶어지는 겁니다.”

 

 



 

곽 센터장은 자신의 초경 경험을 이야기하며 신체 변화와 정서 변화를 정확히 알고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했다.

 

청소년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이 주는 감동과 에피소드는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많습니다. 청소년성교육전문기관의 장으로서 사춘기에 맞이한 저의 초경 경험을 얘기해보겠습니다. 어느 날 초경이 찾아왔어요. 저는 큰 병에 걸린 줄 알았습니다. 저는 착한 딸이었고, 부모님께서 걱정하실까봐 염려되었어요. 초경이 찾아온 그날, 이 거대한 사건을 은폐하려고 생전 해보지 않은 빨래를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발견하셨고, 저는 죽을병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로소 면 생리대 접는 방법과 처리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모르면 당황하게 되고 고민하게 됩니다. 사춘기에 일어나는 신체 변화와 정서의 변화를 정확히 알고 수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은 정말 중요한 일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공간 제약으로 인한 수요 충족 한계, 서부권 청소년의 접근성 애로를 아쉬운 점으로 든 곽 센터장은 자신의 삶의 지향점을 이야기했다.

 

저와 함께 일했던 직원에게 들었습니다. 센터에서 청소년의 이름을 가장 많이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 청소년들 앞에 떳떳하게 서려고 노력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저라고. 저보다도 저를 더 잘 읽고 있는 직원이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순간순간을 돌아보는 성찰하는 삶을 지향합니다. 틈틈이 공부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도 저 자신을 일깨우기 위한 노력입니다. 융 전집 읽기 모임, 주역, 정조실록 같은 스터디 모임 등을 하고 있어요.”

 

곽 센터장의 좌우명은 모든 경험은 의미가 있다. 자신의 이름 앞에 수식어를 붙인다면 사람다운 사람’, ‘청소년과 함께 성장을 즐기는 사람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많은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그 과정에서 나다움을 유지하며 사람답게 살 수 있었던 건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청소년들이 자기다움을 잃지 않고 사람답게 자신의 삶을 펼쳐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남의 형편을 헤아릴 줄 아는 역지사지 마음, 벼농사가 잘 되지 못한 곳을 보면 반드시 말을 멈춰 농부에게 까닭을 물었던 세종대왕의 문어농부 정신, 모두 다 말하게 하고 모두를 살려 내는 다사리 정신으로 센터를 이끌고 있습니다. 건강한 성문화가 다양하게 실현되는 도시, 화성이 행복한 성문화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김중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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