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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34]
정치인의 정신건강은 과연 좋을까?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4/2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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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희 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화성신문

선거가 끝났다. 벚꽃이 사라지듯이 선거 열기도 사라져버려 어느새 우리를 일상으로 되돌리고 있다. 수많은 이야기꺼리들이 생겨나고 비방과 모략, 흥분과 과열 등 선거 열기가 판치는 가운데에서 필자는 정치인들의 담대함과 용기, 희생과 헌신하려는 태도에 감동을 받곤 한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정치인들의 정신건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게 된다. 열정이 넘치는 정치인의 정신건강은 좋을까? 권력의 한가운데 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통제감, 자기 확신 그리고 자기애까지..... 

 

화려한 면도 있겠지만 늘 그렇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일단 선거 기간 동안 정치인은 극도의 을(乙) 입장이다. 국민들의 삶의 현장에 가까이 다가가다 보면 싫은 소리, 욕설도 듣고 칭찬과 격려도 듣게 마련이다. 국민들의 목소리 하나하나에 일일이 반응하고 대응을 해야 하는 것도 여간 곤욕이 아닐 것이다. 국민을 만나는 정치 현장을 통해 성찰하는 정치인도 있을 것이고 혹은 그런 시간이 빨리 지나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정치인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떻든 간에 선거 기간 동안 겪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닐 테고 심지어는 잠도 줄여야만 하니 정신적 신체적으로도 곤란한 상태였을 것이다.

 

정치인의 정신건강에 대해서 영국의 저널리스트 제인 로버츠(Jane Roberts)는 정치인과 정신건강의 상관관계가 크다고 한다. 정치인이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는 대표적인 시기는 정치에서 은퇴할 때라고 한다. 갑자기 대중에게서 사라지는 것을 경험한다는 것은 정치인에게 생소하다. 그래서 감정적 혼란을 느끼게 된다. 혼란이 깊어지면 우울증이 쉽게 온다. 이때의 우울증은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느끼는 ‘사별’만큼 큰 슬픔이 오게 된다. 

 

정치인이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두 번째 시기는 선거에서 낙선했을 때 온다. 선거에서 선택을 받지 못했다는 것은 일종의 공개적인 실패로 인식돼 자존감이 매우 낮아진다. 그에 따른 패배감이 크다. 이러한 감정은 다른 계기가 오지 않는 이상 지속되고 꽤 오래간다. 심지어 재정적인 스트레스도 커지고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은퇴를 하거나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에 공통적으로 정치인은 자신에게 주어지는 방대한 시간으로 인해 혼란을 겪는다고 한다. 그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오랜 시간 주저하게 되고 시간이 남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도 어렵다고 한다.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경우라면 일자리를 구하는 것은 또 다른 어려움이 된다. 이처럼 화려한 정치인에게 물러나게 된 이후의 삶은 만만치가 않다. 

 

마지막으로 화려한 정치 생활을 하는 동안 정신건강은 괜찮을까? 그렇지만은 않은 듯하다. 막중한 책임감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겠지만 정치인으로서 갖게 되는 압박감이 상당하다고 한다.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야 하고 정책을 매번 기획해야 하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는 매우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가장 어려운 점은 정신건강의 어려움이 커져 정신질환을 겪더라도 현역 정치인은 숨겨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상원의원 존 페터만(John Fetterman)은 재임 동안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와 압박감을 견뎌가면서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왔지만 아무에게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존 페터만 상원의원은 정치인도 정신건강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언급했고 자신의 주변인과 충분히 대화를 해나가면서 극복하고 있으며 정신질환을 치료받고 있다고 공개하면서 극복해 나갔다고 한다. 

 

이처럼 정신건강의 어려움은 빈부고하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에게 발생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어려움이며 질병이다. 특히 자신이 사랑하는 인생의 목표,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을 때 정신건강은 극도로 나빠진다. 그럴 때 주변 사람들과 충분히 이야기하고 많이 힘들다면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가는 것은 건강하고 합리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정치인이라면 국민들의 정신건강이 어려울 때 스스럼없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문화 조성과 정책 마련에도 힘을 썼으면 좋겠다. 모두가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badwork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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