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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시 독립운동의 가치를 전하다…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개관]
“화성 3.1운동에서 희생당한 영웅의 정신 계승할 것”
가장 격렬했던 3.1만세운동이 일어난 곳 제암리·고주리
평화와 자유 갈망하는 선조들의 애국정신 이어받아야
 
신홍식 기자 기사입력 :  2024/04/22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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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외부 전경.     ©화성신문

 

1919년 화성 곳곳에서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는 함성이 어느 곳보다 강렬하게 울려 퍼졌다. 화성시는 전국에서 가장 격렬한 3.1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자 일제강점기 가장 잔인한 학살로 기록되는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이 일어난 곳이다.

 

화성시는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 건립, 발안만세거리 조성, 화성3.1운동 만세길 조성 등 지역 곳곳에서 벌어진 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 만세운동과정에서 희생당한 독립 영웅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시는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을 대규모로 확장해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하고 이달 15일 공식 개관했다.

 

 

▲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외부 전경.  © 화성신문

 

▲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내부 전경.  © 화성신문



△일제를 두려움에 떨게 한 화성 3.1운동

 

1919년 3월 1일, 조선 민중들은 독립을 향한 열망을 가슴에 품고 만세를 부르짖었다.

 

화성지역의 만세운동은 비폭력 평화시위를 지향했던 초기 만세운동과 달리 점점 공세적인 투쟁으로 진전됐다. 3월 28일 송산면 사강리에서 장날을 이용해 1000여명이 주재소 앞에서 만세를 부르고 일본인 순사 노구치를 처단한 것에 이어 장안, 우정 지역과 향남, 팔탄 지역에 이르기까지 만세운동이 빠르게 확산했다.

 

3월 31에는 발안 장날 1000여명이 만세 시위에 참여해 일본인 소학교와 우편국, 면사무소 등을 방화했다. 4월 3일에는 장안, 우정 지역에서 면사무소를 공격해 건물을 파괴하고 화수리 주재소를 포위, 일본인 순사 가와바타를 처단하기도 했다.

 

당시 일제는 화성지방의 화수리 항쟁을 폭동으로 규정하고 장단군 강상면의 시위와 함께 ‘가장 광폭한 시위’의 하나로 봤다. 그들은 화성지역 민중들의 무력 항쟁이 일제로부터 독립되기를 희망하는 자들에 의해 조직적으로 일어난 것으로 판단했다. 그 때문에 독립운동의 불길을 차단하려면 주모자를 찾아 응징하고, 그 소굴을 뒤엎어야만 한다고 봤다.

 

특히 발안에 거주하는 자국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독립운동 근거지인 제암리와 고주리 소탕은 반드시 행해야 할 조건이라고 판단했다.

 

 

 

△3.1운동 탄압의 쟁점 제암·고주리 학살사건

 

1919년 4월 15일 아리타 도시오는 보병 11명을 이끌고 향남면 제암리와 팔탄면 고주리로 향했다. 순사소 조희창과 일본인 사사카를 앞세워 제암리에 도착 후 마을 성인 남자들을 교회로 불러 모았다. 미리 명단을 파악해, 오지 않은 사람을 데리러 가는 등 치밀하고 주도면밀하게 작전을 수행했다.

 

그리고 교회 문을 잠근 후 총격을 가한 뒤 불을 질렀다. 이를 피해 도망쳐 나오는 사람은 뒤쫓아 가서 확인 사살했다. 이 광경을 보고 남편을 찾아 달려오던 강태성의 부인과 홍원식의 부인 등 두 명도 함께 살해했다.

 

이후 가옥에 불을 질러 마을 전체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제암리에서 학살을 자행한 아리타 도시오 부대는 곧바로 팔탄면 고주리로 넘어갔다. 그곳에서 고주리의 천도교 지도자이자 독립운동가 김흥렬과 일가족 6명을 학살하고, 3일 동안 불에 태웠다.

 

제암리·고주리 사건은 일제의 3.1운동 진압 정책 하에 이뤄진 다른 어떤 사건보다 정치 목적이 강한 사건이었다. 조선군 사령관 우쓰노미아는 화근을 뿌리째 뽑을 것과 군대의 신중함이 지나치면 도리어 만세운동이 거세질 우려가 있으니 강압 수단을 써서라도 복종시켜 3.1운동을 종식할 것을 명령했다.

 

화성지역 3.1운동 진압 과정의 최고 정점에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이 있었다.

 

 

△학살을 넘어 자주·평화·인권·자유로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이 일어난 지 105년이 지났지만 일본 정부는 아직도 이 사건을 인정하지도 사죄하지도 않은 채 침묵하고 있다. 이 사건은 자주와 독립을 추구한 민족운동의 대표 상징이자 우리 민족이 영원히 기억해야 할 사건이다. 우리가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하는 궁극적인 이유는 우리 역사에서 다시는 이러한 불행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 사건은 단순히 일제의 학살 행위를 보여주는 사건이 아니라 자주와 평화,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되짚어 보게 하는 의미가 있다.

 

그리고 우리는 알아야 한다. 마을을 불태우고, 무자비한 학살을 자행한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자주독립, 평화와 자유를 갈망하는 우리 선조들의 애국정신은 흔들림이 없었고, 그때의 함성과 희생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의 토대가 됐다는 것을, 화성 곳곳에서 일어난 독립운동과 독립 영웅들의 이야기가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

 

 

 

△지역독립운동 역사적 가치 전하다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화성시는 4.15제암리와 고주리 학살사건으로 일본에 의해 희생된 29명(제암리 23명, 고주리 6명)을 기리기 위해 지난 2001년 제암리3.1운동순국기념관을 개관했다. 그리고 나아가 화성지역의 격렬했던 독립운동을 널리 알리고 역사적 가치를 전하기 위해 2024년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했다.

 

화성시 향남읍 제암리3.1운동순국유적지 인근에 들어선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은 지하 1층, 지상 1층 연면적 5414㎡ 규모 기념관과 3만7744㎡의 역사문화공원이 함께 자리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지하에는 수장고, 상설·기획·이동 전시실, 교육시설 등 주요 시설이 자리하고 있고, 지상에는 공원과 화장실, 주민 편의 시설 등이 만들어져 있다. 기념관은 돌, 물, 풀이라는 테마를 활용해 주변과 유기적인 관계를 설정하고 지하 1층이지만 모든 내부 공간에 빛과 바람이 들어갈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여기에 외부에서 내부로 동선 체계와 짜임새 높은 공간 구성으로 화성 3.1운동 순국유적지를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념관 전면은 긴 벽으로 구성해 웅장한 기념비와 같은 인상을 주며 기념공간의 의미를 더했다. 

 

화성시는 기념관에서 기증받거나 구입한 전시물 7200여점으로 다양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현재 순국기념관 콘텐츠를 확장해 일제강점기 화성 사람들의 독립운동, 기증유물을 통해 본 독립운동가의 삶과 일상, 1919 우리 모두 만세! 등 테마와 시기에 따라 바꿔 전시할 계획이다.

 

 

 

△독립 혼 서린 ‘발안만세거리’, ‘화성3.1운동 만세길’

 

화성시는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 건립뿐만 아니라 순국선열들의 숭고한 정신을 계승하기 위한 사업에 주력해 왔다. 

 

기념관 건립에 앞서 시는 2019년 우정읍·장안면 지역에 ‘화성 3.1 운동 만세길’을 조성한데 이어 2020년에는 송산면 사강리에 독립운동가 마을을 조성했다.

 

화성3.1운동 만세길은 1919년 4월 3일 화성 우정지역 주곡리를 시작으로 민중 2000여명 이상이 참가해 격렬했던 3.1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졌다. 우정읍 주곡리에서 장안면 석포리, 수촌리를 거쳐 장안면사무소, 우정읍 쌍봉산, 화수리까지 31km에 이르는 이 길은 역사적 고증을 통해 복원된 국내 최초 3.1운동 역사 탐방로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이어 지난해 시는 향남읍 지역에 발안만세거리를 조성했다. 이 거리는 발안만세시장을 중심으로 만세운동이 전개됐던 향남지역의 독립운동 옛터를 활용해 애국정신을 널리 알리고, 역사·교육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거리다. 향남읍 제암리·발안리·평리·장짐리·도이리 일원에 만들어진 4.4km 길이의 ‘발안만세거리’에서는 홍원식·안종락·안종후·김정현·김덕용 등 독립운동가 집터와 제암리 순국선열 유해 발굴터 등 다양한 옛터를 둘러볼 수 있다.

 

또한 화성시는 18일 화성시독립운동기념관을 우수한 시공과 수려한 미관으로 건축 품질을 높인 건립 유공자 3명 김찬원 ㈜ 천일건축엔지니어링 책임건설사업관리기술인 단장, 오경환 대지건설㈜ 소장, 박노욱 건축학동 대표에게 건립 유공자 표창장을 수여했다.   

 

신홍식 기자 news@ih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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