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기획특집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매향리에 봄이 찾아올 날을 기다리며…<2>
미공군폭격장 폐쇄가 끝이 아니다
 
정리=강민수 기사입력 :  2006/05/29 [00:00]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

‘쿠니’에서 ‘매향리’로...

전쟁과 함께 폭격장이 운영되었지만, 매향리의 저항은 30여년이 지나 서울올림픽이 개최되던 1988년이 돼서야 구체적으로 시작됐다.
전만규 주민대책위원장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미공군 폭격장에 대한 탄원서를 청와대, 국방부, 경기도 등에 제출하고, 일부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한편 고통스런 신음과도 같은 주민들의 절절한 탄원에 정부와 미군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1989년 매향리 주민들은 폭압에 가까운 진압에도 불구하고 두 차례의 기지 점거농성 등 극렬한 저항을 전개했지만 결과는 대책위원장의 구속과 대부분의 주민들의 소환조사 등으로 참담한 패배로 끝나게 됐다.
이후 장시간의 1998년 주민대표 15명이 사격장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하게 됐고, 2000년에는 오폭사고가 계기가 되면서 전 국민적 운동으로 확대됐다.

2004년 3월14일에는 기지저항운동을 제기한 지 16년(첫 소송을 제기한지 6년) 만에
   
대법원으로부터 '주민피해손해배상청구소송 원고승소 확정판결’을 이끌어냈다.

판결문에서는 “매향리 사격장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으로 인해 원고들이 입은 피해는 통상 참을 수 있는 정도를 넘는 것”이라며 “국가는 한미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한미 행정협정 시행에 관한 민사특별법 조항에 따라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그간 겪은 고통과 피해에 미칠 바는 아니지만 54년 만에 공식적으로 피해를 인정받는 역사적 결정을 얻게 됐다.

뒤이어 2005년 8월 미군기지가 폐쇄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전해져 왔으며, 진실로 반세기만에 매향리의 봄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쁨에 모든 이들이 기뻐했다.

주민에게 치유할 수 없는 상처와 고통만을 안겨준 매향리 폭격장의 폐쇄는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며, 주민들의 처절한 저항, 시민사회단체의 투쟁의 결과물이기에 더욱 값지고 빛나는 결과라 아니할 수 없었다.

폭격장 폐쇄가 끝이 아니다

그러나 단지 매향리 폭격장을 폐쇄한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다.

지난 50년간 진행된 살인적인 소음, 진동, 인명과 재산피해, 생존권파괴, 환경오염 및 파괴에 대한 철저한 실태조사가 진행되고 결과에 따른 무한 책임이 이뤄 질 때만이 매향리의 문제는 종결된다 할 것이다.

폭력과 야만의 현장에서 평화의 마을로의 보전방안이 수립되고 실천될 때, 나아가 모든 미군기지에 의한 환경파괴와 오염이 조사 복구될 때, 근본적으로 불평등한 소파의 개정이 이뤄 질 때 진정한 매향리의 봄이 찾아왔다 할 것이다.

경기도에는 전국 미군기지의 약 80%가 몰려 있다.

따라서 매향리 폭격장의 반환에 앞서 주민의 인명, 건강, 재산상의 피해는 물론 전면적인 환경오염 실태를 조사하고, 원상회복 등을 포함한 책임을 묻는 것은 이후 지속적으로 이뤄질 미군기지 반환시 선례가 된다고 보았을 때 그 의미는 크다 할 것이다.

실제 지난 2000년 환경운동연합이 실시한 농섬 등에 중금속 오염실태를 보면 크롬의 경우 공장평균치의 3천665배로 조사되는 등 그 심각성이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주민대책위가 중심이 되어 추진 중인 매향리 평화마을 계획은 전쟁반대 생명평화의 상징으로 주민은 물론 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판단한다.

마지막 남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벌어졌던 폭력과 야만의 상징 전쟁연습장, 책 제목 같은 오래된 폐허에서 다시 피어나는 생명과 평화의 역사 아픔으로, 용기로, 자랑스러움으로,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희망의 유산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매향리 폭격장을 폐쇄하는 것은 우리나라에서 전쟁의 어두운 그림자를 평화의 밝은 길로 나아가게 만드는 일이다.

평화가 찾은 마을

다시 보는 매향리 매향리대책위에서 남쪽으로 이어진 길 끝에는 자그마한 어촌마을이 있고 작은 포구가 위치하고 있는 매향리 포구는 지금도 하루에 두 번 바뀌는 물때에 따라 고깃배가 드나든다. 주말에는 방문객으로 제법 북적이고 폭격소리도 나지 않기에 그 분위기와 풍경은 평화로운 어촌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포구를 따라 이어진 포장마차와 주변의 횟집에서는 이곳에서 나는 해산물을 맛볼 수 있고, 포구 옆으로는 갯벌이 펼쳐져 있지만, 평일 농섬 폭격이 진행되는 날에는 출입이 제한되고 있다.

폭격이 없는 주말을 이용해서 어민들의 생계를 위한 어로활동이 이어지고 있는데 바지락, 가리맛조개, 굴, 낙지 등이 주 산물이다.

특히 굴은 생산량도 많고 맛도 좋아 상당히 유명했던 산물이나, 바로 옆의 화옹지구 간척사업에 따른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완료된 이후 생산량이 급감하고 있어 어민들의 마음은 기쁨도 잠시 깊은 시름에 잠기게 됐다.

매향리 갯벌은 집갯지렁이, 칠게, 괴물유령갯지렁이, 왕좁쌀무늬고둥, 쏙, 펄콩게, 칠게, 밤게, 개맛 등의 갯벌생물과 갈매기, 검은가슴물떼새, 중부리도요 붉은어깨도요, 마도요, 흰물떼새, 검은머리 물떼새, 노랑부리백로, 왜가리 등을 볼 수 있다.

매향리는  매년 4~5월과 9~10월인 도요새 이동철에는 최소한 10만 마리가 넘는 도요물떼새가 이곳 매향리와 바로 인근의 화옹호를 찾고 있으며 주말쯤에는 석양에 반짝이는 몸짓으로 농섬 위에서 벌어지는 도요새의 장엄한 군무를 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매향리주민피해대책위원회와 환경운동연합, 주한미군범죄근절운동본부, 전국민중연대 등 4개 시민단체는 이곳을 '평화마을’로 조성키로 하고, 주민 피해배상비 20여억원을 토대로 육상사격장 부지 17만여평(전체 50만평)에 평화공원과 평화박물관, 평화조각공원을 조성키로 했다. 

(기사제공=화성의제21)

                                                               <다음호에 계속>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화성신문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광고
인기기사목록
광고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