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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18]
당연하다는 생각을 바꿔보라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7/2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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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필자가 한 번은 도박중독자를 코칭하게 되었다. 멘탈 코치로서 활동하고 있는 필자이지만, 도박중독자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정신과 치료상으로도 가장 어려운 치료 상대가 도박중독자라고 알려져 있다. 필자는 결국 이 내담자를 치유하는 데 실패했다. 그러나 이 내담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귀중한 것을 알게 되었다. 도박중독자들은 사소한 일상에서 기쁨을 얻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강한 자극을 좇아간다. 그래서 평범한 생활을 하다가도 결국 도박에 다시 손을 대게 된다.

 

그런데 사실 보통 사람들도 일상이 그렇게 즐겁지 않다. 늘 반복되는 것이고, 따분하고 지겹게 느껴지기도 한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가 “어떻게 지내니?” 하고 물으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냥 잘 지내고 있어.” 정도로 대답하고 만다. 아침에 일어나고, 출근하고, 회의하고, 사람들 만나고, 저녁에 한잔 하고 하면 하루가 지나간다, 그렇게 특별히 특별한 것도 없는 것이 우리의 일상이다. 그래서 필자가 가끔 사람들에게 ‘오늘 좋았던 일’을 써보라고 이야기하면 한두 개 쓰고 끙끙거리는 사람이 많다. 좋은 일이 특별히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 ‘감사한 일’을 써 보라고 한다. 그것도 마찬가지다. 몇 줄 쓰고 마는 사람이 많다. 감사할 일이 특별히 없다는 것이다. 

 

H 씨도 그랬다. 그래서 그는 여행을 많이 다녔다. 따분한 일상을 벗어나기 위해서 말이다. 국내여행도 하고 해외여행도 했다. 그런데 건강검진 과정에서 갑자기 암 선고를 받고 말았다. 그래서 그는 한 3년 투병 생활을 했다. 암과 싸우는 과정에서 그는 커다란 것을 발견했다. 일상이 그냥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 말이다. H 씨는 일상의 모든 것이 새로워 보였다. 사소한 것이, 하찮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일상이 바로 ‘기적’이었다. 매일 아침 건강하게 일어나는 기적, 아침 운동하고 신문 보고 있으면 아침상이 차려지는 기적, 자신이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직원들이 알아서들 일을 해주는 기적 말이다.

 

H 씨는 그래서 회사에서 실시하는 감사운동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감사할 일이 너무 많았다. 일상을 벗어나 해외여행을 가는 것이 감사한 일이 아니라, 일상 자체가 감사한 일로 가득한 것이다. 하루에 다섯 개씩만 쓰자고 한 감사일기가 자꾸 숫자가 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00 감사도 거뜬히 쓰기 시작했다. 100 감사는 어떤 대상을 정해서 100가지 감사를 쓰는 것이다. 어머니에 대한 100 감사, 회사에 대한 100 감사, 이렇게 말이다.

 

도금업을 하는 안산의 제이미크론은 한 때 사세가 확장되고 잘 나갔다. 직원이 200명이 되고, 매출액도 400억 원 정도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문제였다. 갑자기 회사가 커지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터졌다. 불량률이 높아지면서 고객 클레임에 시달리게 되었다. 납품한 물건에 클레임이 걸리면, 롯트 전량을 재생산해야 하는데 그게 기계적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원인 분석을 하고, 대책 회의를 하고,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고 해야 하는 것이다. 그 와중에 지친 직원들이 회사를 이탈하기 시작했다. 우수 인력부터 말이다. 그래서 찾은 것이 감사운동이다. 

 

2013년부터 시작한 이 운동을 제이미크론에서는 ‘감사랑(간사+사랑) 운동’이라고 한다. 이 운동은 처음 황재익 대표 한 사람에서 시작되었다. 한 사람 두  사람 참여자가 늘어 지금은 직원의 80%가 참여하고 있다. 감사운동을 시작하면서 불량률이 거의 제로로 떨어졌으며 직원 수가 100명 정도로 줄었음에도 이익은 훨씬 많이 기록하고 있다. 납품단가는 낮아지고 재료비, 인건비 등 원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도 말이다. 불량률 하락도 하락이지만 일터가 정리정돈이 잘 되고 깨끗해졌다. 마치 반도체 공장처럼 말이다. 8시 업무가 시작인데 간부들이 벌써 1시간 반 전에 나와서 공장과 사무실 청소를 다 해 놓는다.

 

감사운동을 직접 실천해 보고 또 스스로 그 효과를 몸으로 느끼고 있는 황재익 사장은 말한다. “감사의 반대말이 무엇인지 아세요? 그것은 ‘증오’, ‘무관심’ 이런 게 아니라 ‘당연시’예요.” 맞는 말씀이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면서 넘어가는 게 너무 많다. 어머니는 ‘당연히’ 아이를 돌보아야 하고, 직원들은 ‘당연히’ 일을 해야 하고, 회사는 당연히 월급을 줘야 한다. 또 가게의 종업원은 당연히 손님에게 물건을 팔아야 한다. 이것들이 정말 당연한 것일까?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을 ‘특별한’ 것으로 생각해보라. 모든 게 감사할 일이다. 내가 매일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어떻고, 매일 출근하는 회사는 어떻고, 매일 만나는 사람은 어떤가? 그들에게 감사해보라. 그 감사를 말로 표현하고 글로 남겨보라. 그러면 당신의 마음이 더욱 풍요로워질 것이고 더욱 에너지가 솟을 것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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