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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50]
3초에 결정되는 첫인상, 어떻게 관리하나?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4/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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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필자를 보고 젊어졌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적어도 15년은 젊어 보인다고 한다. 기분 좋은 이야기다. 필자는 원래 대머리인데 가발을 쓴 이후로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투자한 보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이렇게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관장님만 보면 힘이 납니다.” 이런 이야기는 더 기분을 좋게 한다. 왜냐고 물으면, “관장님은 항상 웃으시니까요”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필자의 제자 중에는 면접만 보면 계속 떨어지는 제자가 있다. 실력도 있고, 성격도 좋은 데 면접 점수가 안 좋다. 정확히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으나, 그 친구 표정이 밝지가 않은 것이 걸린다.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 이유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인간관계에서 첫인상이 매우 중요하다. 면접을 30분 이상 본다고 하더라도 면접관은 처음 3초 만에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내려버린다고 한다. 그러니까 대화를 나누기도 전에 평가가 끝났다는 이야기다. 원시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인간은 낯선 사람이나 동물을 만났을 때 순간적으로 판단을 하여야 한다. 믿을 만한 존재인가, 위협이 되는 존재인가를 분별해야 한다. 믿을 만하면 다가가고 위협적이면 피해야 한다. 이것저것 따져볼 겨를이 없다.

 

문명사회로 오면서 이분법적 판단의 필요성이 조금 떨어지고 또 상대를 판단할 수 있는 장치가 많이 생겼다고는 하나, 우리 속에 있는 DNA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 UCLA의 앨버트 메라비언(Albert Mehrabian) 교수는 1960년대 후반 자신이 실험한 결과를 토대로 메라비언 법칙을 내놓았다. 대인 소통에 있어서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에 불과하고, 표정이나 복장 같은 시각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55%, 목소리나 떨림 등의 음성적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은 38% 정도라는 것이다.

 

여전히 인간관계에서 중요한 것은 비언어적 소통이다. 인간은 고도로 발달한 언어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비언어적 신호를 주고받고 있으며, 기본적인 판단은 비언어적인 신호를 기반으로 내린다는 이야기다.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지만, 미소를 지으면서 다정한 몸짓을 하고 있으면 신뢰를 하게 되고 좋아하게 된다. 그런데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해도 어쩐지 눈치를 보며 이야기한다든지 자세가 불안정하면, 좋아한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말과 동작이 충돌을 하면 말보다는 동작을 중시한다.

 

사람의 첫인상은 그래서 말의 내용이 아니라 외모를 통해 결정된다. 그중에서도 표정이 중요하다. 잘생기고 못생기고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밝은 표정인가 어두운 표정인가가 첫째라는 이야기다. 복장이나 행동은 상황에 부합하여야 한다. 파티에는 파티에 어울리는 차림새가 있고, 상가에서는 상가에 어울리는 복장이 있다. 은행과 같이 보수적인 회사에 면접을 갈 때는 정장 차림이 점수를 받을 수 있겠지만, 벤처기업이나 유통회사 같은 곳에서는 밝고 캐추얼한 차림이 호감을 살 수 있다.

 

좋은 이미지 만들려고 한다면, 이렇게 연출을 하고 연기를 해야 한다. 어차피 세상은 무대고 삶은 연기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어떤 이미지 만들려 하는지, 어떤 첫인상을 심으려 하는지 목표를 명확히 한 다음 거기에 맞는 외형을 갖추면 된다. 이런 연기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갑자기 어려운 고전을 읽거나 박사학위를 따야 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무신경하게 사는 사람이 많다. 입사 시험에 붙으려고 한다면, 면접관에게 잘 보이는 연기를 해야 하고, 맞선볼 때 점수를 따려면 상대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차림새를 해야 한다. 

 

근데 이렇게 즉각적으로 그리고 직관적으로 형성된 첫인상이 항상 정확할까? 그건 그렇지 않다. 평가받는 입장에서는 상대방에게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연기를 해야 하지만, 평가를 하는 입장에서는 내가 첫인상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경계해야 한다.

 

미국 FBI에서 오랫동안 일한 프로파일러 메리 엘런 오툴(Mary Ellen O’Tool) 박사는 ‘첫인상은 항상 배신한다’(21세기북스, 2012)라는 책을 펴내면서 첫인상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본능을 너무 믿는 바람에 사람을 너무 쉽게 믿고, 쉽게 당한다는 것이다. 반면에 범죄자들은 첫인상을 잘 관리하고 이용하는 고수라는 것이다.

 

첫인상에 현혹되지 말고 상대의 성격과 인품을 알아내라고 조언한다. 일부러 만들어내는 행동이 아니라 무의식으로 하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면밀히 관찰하면 그들의 인품이 보인다. 신뢰할만한 사람인지 아닌지는 그때 판단해도 늦지가 않다. 첫인상을 관리하는 일은 그래서 내가 남에 대해 갖는 첫인상을 경계하는 것도 포함해야 한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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