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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256]
조직에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는 리더는?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3/06/1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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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 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S 대학은 오랫동안 내부 교수가 총장을 맡아왔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내부 출신 리더는 힘이 없어 보였고, 신선도가 약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외부에서 총장을 영입하기로 했다. 대외적인 신망도는 있었지만, S 대학과 전혀 관계가 없는 분을 총장으로 모셨다. 그분은 처음부터 변화를 부르짖으며 하나씩 개혁을 해 나갔다. 

 

교수들의 업적 평가를 강화했고, 직원들의 업무 강도도 높아졌다. 그리고 학생들에 대한 외국어 교육을 강화하고, 전교생을 대상으로 코딩교육을 실시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런 변화를 기대하고 외부에서 총장을 모셔오기는 했으나 실제로 이런 일이 진행되다 보니 조직 내부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급기야는 새 총장과 마찰이 생기고 결국 새 총장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대학을 떠나게 되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의 존 코터(John Kotter) 교수는 대규모 조직변화를 관찰하면서 이런 사례를 많이 보았다. 조직을 변화시키는 데 있어 내부 출신이 좋은가? 외부 출신이 좋은가? 내부 출신은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또 내부에 인맥이 있어 도와줄 수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렇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시각을 갖기 어려울 것이고, 또 내부의 얽히고설킨 역학을 고려하느라 소신 있게 변화를 추진하지 못할 수 있다. 그럼 외부 출신은 어떤가? 내부의 자질구레한 사정은 모를지라도 새로운 시각으로, 창의적인 변화를 추진할 수 있다. 그리고 외부의 네트워크를 이용하여 새로운 자원을 동원할 수 있다.

 

둘 다 일장일단이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양쪽의 장점을 다 가질 수 있는 제3의 대안은 없는 걸까? 외적인 신선한 시각과 내적인 지지를 동시에 갖는 것 말이다. 제3의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하나는 외부인을 영입하되 바로 CEO로 모시지 않고, 2~3년 임원으로 일하게 한 다음 CEO 자리를 맡기는 것이다. 2~3년 임원으로 있는 사이 내부 사정도 익히고 또 내부 지지기반도 갖출 수 있다. 대학교의 경우 외부인을 부총장으로 모셔와서 몇 년 근무하게 하다 총장으로 승진시키는 방식이다.

 

이와는 반대 케이스도 있을 수 있다. 그 조직에서 근무했던 사람이 외부로 나가서 성공한 분을 다시 모셔 오는 것이다. 한때 우리 회사에 근무했으나 다른 회사로 옮겨 다른 회사의 CEO나 임원이 된 분을 우리 회사에 다시 모시는 것이다. 이렇게 오는 분들도 외적 역량과 내적 역량을 동시에 가질 수 있다. 필자가 본 사례 중에는 회사에 다니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여 공직에 근무하고는 다시 고위 공무원이 되어 회사 CEO로 온 경우가 있었다. 이런 분들은 성공 확률이 높았다. 물론 고위공직자 출신이 공기업이나 사기업의 CEO로 오는 경우가 있으나 회사와 아무 인연이 없던 사람이 오면 기존 사원들로부터 음으로 양으로 배척을 받아 결국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비해 과거에 회사에 근무한 인연이 있는 분은 이런 위험이 적은 것이다.

 

또 다른 방법이 있다. 변화를 위한 조직의 수장을 내부에서 뽑되 조직의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서 발탁하는 것이다. 컴퓨터를 주력사업으로 하고 있는 회사가 통신사업도 하고 있다고 하면, 컴퓨터 사업 출신이 아니라 통신사업 출신을 CEO로 발탁하고, 국내 영업이 주력인 회사에서 해외 영업을 하는 임원을 CEO로 발탁하는 경우다. GE에서 1981년, 45세 나이의 잭 웰치가 CEO로 발탁되었을 때 그는 플라스틱 부문에서 일하고 있었다. 주력인 전기 쪽이 아니었다. 비주력 부문에서 일하다 보면, 아무래도 주력사업 쪽 사람들과 다른 사고를 하게 되고 다른 트렌드를 보게 된다. 그들이 또 기존 시스템에 대해 불만도 많다.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런 한편 어쨌든 같은 회사에 있기 때문에 회사 사정도 잘 알고 또 내부 지지 세력도 갖추고 있다.

 

위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이야기했으나 본체는 어디 출신이어야 하느냐가 아니다. 변화를 추진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첫째는 새로운 시각이고, 둘째는 내부의 지지이다. 이 둘을 동시에 갖추면 된다. 귀하가 변화를 추진하는 리더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귀하가 창업자이거나 내부 출신이라면, 당신이 익숙한 사업 현장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연한 것, 뻔한 것을 새롭게 보고 의문을 던져야 한다. 

 

만약 귀하가 외부 출신이거나 내부에 인맥이 없다면, 내부 사람들에게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 왜 그런 일을 해 오고 있는지, 왜 그런 방식으로 고객 클레임을 처리하고 있는지 우선 이해해야 한다. 그들과 함께 간다는 인식을 심어야 한다. 아무리 변화를 지지한다고 해도 본인들이 여태까지 잘못했다고 지적받으면 반발하기 쉽기 때문이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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