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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호 교수의 Leadership Inside 197]
매일 매진되는 빵가게를 일군 CEO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2/02/21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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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호 아주대학교 명예교수·수원시글로벌평생학습관장     ©화성신문

강원도 춘천에 있는 감자빵가게(카페 감자빵)는 연 매출 200억 원을 올린다고 한다. 가게 앞에는 빵을 사려는 사람들로 줄이 장사진이며, 매일 매진이다. 이미소 대표는 2021년 11월 자신의 경험담을 담은 책 ‘오늘도 매진되었습니다’를 출간해서 이 책도 베스트셀러이다.

 

이미소 대표는 31살의 젊은 CEO다. 그가 감자빵을 만들게 된 것은 감자 농사를 짓고 있는 아버지를 돕기 위해서였다. 사실 이미소 씨는 패션 디자인에 관심이 있어 세종대학교 패션 디자인과를 수석으로 합격했었다. 극도로 창의성이 요구되는 패션 디자인계에서는 자기가 살아남기 힘들 것 같아서 경영학도 공부하고 해서 취업은 IT 회사로 했다. IT 회사에서 6개월이 지나 일 좀 하려는 시점에 춘천에 있는 아버지에게서 연락이 온 것이다. 

 

“올해 수확한 감자를 전부 묻어야 할 것 같아. 네가 와서 한번 팔아보면 어떨까?”

 

아버지의 목소리는 간절했다. 한 번도 자신에게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으시던 아버지가 좋은 회사에 취직해서 다니고 있는 자신에게 직장을 관두고 시골로 내려오라고 할 때는 분명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했다. 아버지는 금은방을 했지만, 형편이 녹록지 않았다. 그런데도 뭔가 꿈을 가지고 있었다. 감자 종자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회사에 투자를 해두고 있었다. 그런데 그 회사가 망하는 바람에 아버지가 감자 종자를 전부 인수하여 결국 감자 농사를 짓게 되었다. 

 

전 세계 감자 종자는 3천 종 정도 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에 들어온 종자는 겨우 100종, 그것도 수미감자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한다. 이미소 대표 아버지는 희귀종 감자를 재배하고 있었다. 아버지는 종자의 다양성 확보라는 낭만적인 꿈을 꾸고 있었다. 아버지의 꿈은 좋았지만, 소비자들은 아버지가 재배한 감자를 외면하고 있었다. 감자를 버리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되었다.

 

시골로 내려온 이미소 씨도 뾰족한 수가 있는 게 아니었다. 어찌 되었건 감자에 대한 소비를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분말도 만들어 보았다. 그러다가 생식이 가능한 감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감자 생식을 야심 차게 개발했다. 보라밸리라는 품종을 이용해 ‘예뻐보라’라는 상품의 선식을 개발했다. 크라우드 펀딩도 성공했고, 국가에서 진행하는 농산물 가공 품평회에 나가서 우수한 성적도 받았다. 그러나 유통 채널을 갖는 게 쉽지가 않았다. 유명 매장에 들어가려면 매출의 40%를 수수료로 내야 했다.

 

그러다가 자신들의 감자밭을 구입하게 되고 카페를 만들어 음료수도 팔고, 감자도 팔았다. 카페도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그런대로 운영되었다. 그러다가 재미있는 발상을 하게 되었다. 카페 주변 농장에 꽃 단지를 만들자는 발상이었다. 좀 색다른 꽃밭 말이다. 꽃이 만발한 공원에 가면 ‘만지지 마시오’ ‘꺽지 마시오’ 하는 팻말이 붙어 있다. 이미소 씨네는 ‘꽃을 따가는 농장’을 만들기로 했다. 이름하여 ‘꽃따밭’(꽃 따러 오는 밭)을 만든 것이다. 구경 오는 사람들이 실컷 구경하고 가져갈 만큼 꽃을 따가게 했다. 

 

그러나 이미소 씨가 해야 할 일은 꽃 농원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감자를 팔아야 했다. 감자를 팔기 위한 노력을 계속했다. 고구마와 감자와 마늘을 넣은 ‘고감마빵’도 개발하고, 닭갈비를 넣은 닭갈비 파이도 만들고, 감자 치아바타도 내보았다. 국적 불문, 취향 불문, 카테고리 불문, 온갖 것을 다 시도했다. 2년 동안 200가지가 넘는 감자 다이어트를 만들어 보았다. 모두 실패였다. 

 

그러다가 우연히 감자빵이 등장했다. 푸드 스쿨에서 알게 된 언니의 소개로 홍상기라는 요리장을 만나 함께 개발한 것이다. 여기에는 아버지의 아이디어도 큰 몫을 했다. 감자 소를 듬뿍 넣은 감자빵을 만들자는 아이디어 말이다. 그것도 감자 모양으로. 감자빵이 출시한 것은 2020년 1월이다. 처음에는 소비자들의 반응이 시큰둥했다. 그러나 하루하루 입소문이 나더니 4개월이 지나자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현대백화점에서 팝업 스토어도 운영하게 되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미소 대표는 행동가이다. 그런데 그는 그보다 학습자였다. 그가 시도하는 것은 모두 학습이었고 실제로 공부도 많이 했다. 인터넷 카페에서 농사짓는 사람들과 정보도 교류하고, 농수산대학교도 다니고, 요리 학교도 다녔다. 그는 공부는 배신하지 않는다고 믿고 있다. 그리고 그는 가치를 추구하는 지도자다. 100여 명의 직원(‘크루’라 부른다)과 함께 생물 다양성을 지키고 있으며, 농촌에서의 삶의 행복을 가꾸고 있다.

 

choyho@ajo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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