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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신문의 전문가 칼럼 화성춘추 (華城春秋)218]
은둔형 외톨이에 관심을 가져야 할 시기가 되었다
 
화성신문 기사입력 :  2024/01/0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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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준희화성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화성신문

벌써 20년 전부터였던 것 같다. 은둔형 외톨이에 대해서 한국 사회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아마 2000년대 초반이었던 것 같다. 일본의 경우엔 이미 우리나라보다 더 일찍부터 은둔형 외톨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였고, ‘히키코모리’라는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사회병리적 현상이 되었다. 이처럼 은둔형 외톨이는 집 안에만 칩거한 채 가족 이외의 사람들과는 인간관계를 맺지 않고 보통 6개월 이상 사회적 접촉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이르는 말이다.

 

그런데 은둔형 외톨이는 그 자체만으로 다뤄지지 않고 사회 부적응, 가족 문제, 왕따, 인터넷 중독 등과 같은 또 다른 사회병리현상과도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1인 가구가 증가하고 있고, 특히 청장년층에서 확대되고 있다 보니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관심도 점차 증가하게 되었다. 

 

일본은 히키코모리 현상이 ‘80-50 현상’과 ‘니트족(NEET)’과 같은 새로운 현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우리의 관심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80-50 현상’은 80대 노부모가 50대 자녀를 돌보는 가정을 일컫는데 20대였던 히키코모리 자녀가 이제는 50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사회적 활동을 하지 못하고 고립된 채 지내면서 돌봄을 받아야 하는 노부모가 오히려 50대 자녀를 건사하고 돌보는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또한 니트족의 경우에도 15세~34세의 청년으로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가 없는 사람을 말한다. 영어로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알파벳 첫 글자로 구성된 표현이다. 우리나라도 니트족이 증가하고 있으면서 고도로 경쟁구조가 강화된 사회에 적응을 포기한 세대들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일본을 넘어 우리나라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은둔형 외톨이, 80-50 가족, 니트족과 같은 현상의 본질은 무엇일까? 핵가족화와 경쟁사회의 고도화, 실업률 증가, 집값 상승, 인구 감소와 같은 다양한 원인을 학자들은 말하고 있다. 아마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각자의 견해가 있을 정도로 이해가 될만한 현상이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은 당장에는 어렵다. 그래서 일본에서도 사회적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움직임을 일찍부터 보였고, 국내에서도 광주광역시가 시 자체로 ‘은둔형 외톨이 지원센터’를 몇 년 전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이미 국내의 보건복지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있던 은둔형 외톨이에 대한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결과이기도 하다.

 

  필자도 일본 북해도의 히키코모리지원센터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우리에게 유명한 삿포로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곳이었는데 약 160만명의 인구가 거주하는 삿포로시에 히키모코리를 지원하는 센터에는 10명 내외의 인력이 일하고 있었고,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예산으로 운영하고 있었다.

 

인상적이었던 점은 우리보다 수십 년 먼저 히키코모리를 지원하는 일을 시작한 일본 전문가의 견해가 흥미로웠다. 그는 세대 간의 갈등도 히키코모리 현상의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며 세대 간 소통, 부모와 자녀의 소통과 같은 점에 대한 지적이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를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용어로 광범위하게 사용되기도 하는데, 일본 전문가에 따르면 히키코모리를 겪는 사람들은 세 종류로 나눠진다고 한다. 

 

첫째는 지적장애나 발달장애로 인하여 고립된 생활을 하는 경우였고, 두 번째는 조현병이나 우울증과 같은 정신질환으로 인해서라고 했다. 

 

그리고 나머지는 그야말로 심각한 청년의 시기를 보내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정체성의 고민을 무겁게 겪고 있는 청년들이라고 하였다. 앞에 두 경우는 놔두고서라도 마지막 정체성의 고민을 하고 있어서 시간이 필요한 사람을 은둔형 외톨이로 치부하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이 되었다.

 

은둔형 외톨이는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 고민하고 대안을 내놔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로 등장하고 있다. 대책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조금은 천천히 자신의 삶을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배려하고 세대 간의 이해를 높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지 생각해 본다. 2024년 우리의 과제이다.

 

badworker@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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